윤봉길 의사가 만든 한글 교재, 84년 만에 찾아

매헌(梅軒) 윤봉길(1908~1932) 의사가 일제를 겨냥한 도시락 폭탄 투척 의거 이전 국내 야학에서 한글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교재<사진>가 84년 만에 발견됐다.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는 그동안 유실된 줄 알았던 윤 의사의 '농민독본' 제1권을 발견했다며 24일 실물을 공개했다. 모두 8쪽으로 된 한글 교재는 자음과 모음을 소개한 '소리의 갈래'와 한글 맞춤법을 설명한 '조선글 마침법' 등으로 이뤄져 있고 '훈민정음예의본'과 '용비어천가' 일부를 한글로 옮겨놓았다.

농민독본은 윤 의사 유품과 함께 보물 제568호로 지정된 책으로, 그가 19세 때인 1927년 야학 교사로 활동하면서 농민과 청소년을 상대로 문맹을 깨고 민족의식을 심어주려고 쓴 것이다. 이 중 예절과 격언, 인사법 등을 가르치는 제2권(계몽편)과 매헌의 사회사상 등을 담은 제3권(농민편) 등 두 권은 야학생 등을 통해 일부가 남아 전해져 왔다. 이번에 공개된 '한글편'은 기념사업회가 내년 윤 의사 의거 80주년을 앞두고 전집을 내기 위해 자료를 확인하던 중 발견됐다. 발굴 당시 교재는 윤 의사 사당인 충남 예산 충의사 수장고에 보관돼 있던 '농민편' 앞부분에 합본된 상태로 있었다고 기념사업회측은 설명했다. 기념사업회의 윤주 연구위원은 "1972년 농민독본이 보물로 지정될 당시 제1권과 3권이 합본된 상태로 있던 책의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며 "윤 의사가 야학에서 한글교재를 사용한 사실은 윤 의사 평전을 쓴 임중빈 선생이 야학 제자를 만나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