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상위 20%가 전체 소득의 3분의 2 이상 가져가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김모(55)씨는 지난 5년간 꾸려왔던 아귀찜 식당을 폐업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명예퇴직 후 식당을 차려 1~2년은 그럭저럭 수익을 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무렵부터 주변에 우후죽순 식당들이 생겨나면서 매달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해야 하는 아귀찜 식당만도 세 곳이 늘었다. 퇴직금도 바닥나기 직전이다. 김씨는 "주변에 넉넉한 자본과 세련된 마케팅으로 무장한 고급 식당들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우리 같은 소규모 창업은 먹고살기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 변호사인 박모(48)씨는 한 달 수입이 1000만원이 넘는다. 개인 변호사업계가 불황이긴 하지만 여전히 고소득 전문 직종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박씨는 한 끼에 몇만원짜리 하는 식당에 자주 가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긴다.

개인사업자의 양극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상위 20%의 개인사업자가 총소득의 3분의 2 이상을 가져갔고, 대부분이 영세 자영업자들인 하위 60%는 총소득의 10%밖에 가져가지 못했다.

위기 때마다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어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된 데다 대기업이 수퍼마켓이나 소모성 자재 납품업 같은 소규모 업종에까지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이 지난해 소상공인(종업원 수가 5인 미만인 서비스업, 10인 미만인 제조업·광업) 1만여곳을 조사한 결과 작년 월평균 순수익은 149만원에 불과했다. 적자를 내거나 수입이 없는 곳이 26.8%에 달했고, 100만원 이하가 31%, 100만~200만원인 곳이 23.4%였다. 400만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곳은 5.6%에 불과했다.

가장 손쉬운 창업으로 인식되는 음식점은 2009년 기준 58만1000개로 2005년(53만1000개)에 비해 4년 만에 5만개가 늘어났다. 김일호 중소기업청 과장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자본 규모부터 한계가 있고, 급변하는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는 경영 능력도 부족한 편이라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