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 평균 52.5세… 매년 한 살씩 내려간다

대기업마다 40대 임원이 부상하고 60대 임원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0세를 돌파했음에도 한창 일할 나이인 50대에 일선에서 물러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25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자산 순위 100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금융업 제외)를 대상으로 임원(사외이사 제외) 6267명의 나이를 분석한 결과, 전체 임원 중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6년 8.0%에서 작년 26.0%로 3배 이상으로 커졌다. 반면 60대 이상 임원은 20.2%에서 6.3%로 급격히 감소했다.

40대 임원이 많아지면서 임원 평균 나이를 해마다 떨어뜨리고 있다. 평균 나이는 2006년 55.9세에서 2007년 55.2세, 2008년 54.4세, 2009년 53.3세로 해마다 한 살씩 젊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말 평균 연령은 52.5세였다.

30대 임원도 조금씩 늘어 2006년 11명(0.2%)에서 지난해엔 29명(0.5%)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오너 회장의 2~3세 자녀들이 대부분이다. 최연소 임원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대한항공 조현민(28) 상무보였다.

대기업 총수를 제외하고 직장인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직책이라 할 수 있는 '대표이사 부회장'은 평균 60.5세로 조사됐다. 최지성(60)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대기업 임원의 세대교체는 IT·전자기업이 이끌고 있다. 이공계 출신의 1960년대생, 40대 임원들을 일컫는 '이육사(理六四)' 세대가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평균연령이 낮은 10대 회사를 보면 웅진홀딩스가 48.8세로 가장 젊었고 그 뒤를 SK텔레콤(49.2)·LG유플러스(49.8)·삼성전자(49.9)·SK C&C(50.2)·삼성전기(50.2)가 이었다. 웅진홀딩스를 제외하곤 모두 IT관련 회사다.

재계 관계자는 "젊은 임원이 많아진다는 것은 이들이 회사에서 퇴직하는 시기가 당겨진다는 뜻"이라며 "평균수명이 올라감에 따라 조만간 사회적 문제로 부각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