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우 있는 한국에 오니, 집에 온 듯 기뻐"

"(지난 1월) 한국이 해적들로부터 선박(삼호주얼리호)을 구해내는 걸 보고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 없었습니다. 이 위대한 나라가 보여준 능력에 세계가 교훈을 얻었을 겁니다."

미 의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의 하나로 꼽히는 21선(選)의 지한파 하원의원 찰스 랭글(Rangel ·81·민주당)은 "한국에 오니 집에 온 듯 기쁘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게리 로크(Locke) 미 상무장관 등과 방한한 그는 "우리 (한국과 미국) 관계는 더 이상 좋아질 수 없을 정도로 좋다"면서 "한·미 FTA와 같이 광범위한 무역협정을 통해 세계는 우리가 단지 우호 관계에서뿐 아니라 경제와 교역에서도 얼마나 가까운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랭글 의원은 6·25 참전용사로, 한국인에게 친숙하다. 미 육군 2사단 503포병대대 하사로 참전해 '장진호 전투'에서 부상한 채 전우 3명을 구한 공로로 동성무공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서) 6·25 전쟁과 참전용사들은 2차대전과 베트남전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오랜 기간 잊혀 왔다"며 "6·25 참전용사로서 내 전우들 희생의 가치가 정당하게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런 그의 바람이 녹아든 것이 2009년 그가 발의해 미 의회를 통과한 '6·25 참전용사 인정법'이다. 이 법에 따라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이면 미 전역에 조기(弔旗)가 게양된다.

랭글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조언을 구할 정도로 실력자지만 작년 12월 탈세 등 윤리규정 위반혐의로 미 의회에서 공개질책(censure)이라는 중징계를 당했다. 그는 "내 인생에서 매우 힘겨운 시기였다"면서도 "하지만 난 총에 맞아 죽을 뻔했던 1950년 11월 30일 이후 단 하루도 더 나쁜 날은 겪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랭글 의원은 28일 전쟁기념관에서 미군 전사자 명비에 헌화하고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으로부터 이명박 대통령 명의의 감사 서한 액자를 전달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