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쏠림현상 심화… 펀드 수익률도 극과극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펀드 수익률 역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펀드에서 화학·자동차주(株)에 얼마나 투자했느냐 여부가 펀드 성적을 가르고 있다.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서는 "잘 잡은 종목 한두 개가 펀드 전체를 먹여 살린다"고까지 말한다.

◆펀드 수익률도 양극화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극과 극이다. 지난해부터 소수종목, 특정업종에 집중투자하는 압축형 펀드가 단연 돋보인다. 2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9.89%이다.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펀드는 단연 자동차·에너지 화학 ETF(상장지수펀드)다. '삼성코덱스자동차ETF'와 '삼성코덱스에너지화학ETF' 수익률은 37%에 달한다. 시장 평균 4배 가까운 수익률이다. ETF를 제외하면 교보악사운용의 '교보악사코어셀렉션' 펀드가 24.9%의 수익률로 가장 높다. 1월 말 기준으로 이 펀드는 주식형펀드 평균보다 적은 40여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비중이 높은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 케이피케미칼(이하 연초 이후 수익률 53.4%)·호남석유(47.9%)·한화케미칼(67.4%) 등 8개 종목이 화학주다. 또 하나UBS운용의 '하나UBS코리아중소형펀드' 역시 케이피케미칼 투자비중이 4.2%에 달한다. 금호석유(137%)와 동양기전(75.1%)·에스엘(74.8%) 등 화학과 자동차 부품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반면 은행·증권·통신주에 투자하는 ETF는 1~9%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일반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한때 투자자들의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삼성그룹 계열사에 집중 투자하는 삼성그룹주펀드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반면 지난 3년간 수익률은 단연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상위권을 유지해오고 있다. 그룹주, 가치주, 중·소형주 등 특정 테마에 투자하는 펀드는 증시 흐름과 잘 맞아떨어지면 단기간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는 증시 상황이 급변할 경우 그만큼 하락 위험에도 동시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수익률과 안정성 겸비한 펀드는

그러면 매년 꾸준히 높은 성과를 내는 펀드는 어디일까?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5년 기간별로 누적 수익률이 꾸준히 매년 상위 10%에 든 펀드는 5개에 불과하다. 전체 주식형펀드(276개) 중에서 1.8%에 불과하다.

5년간 상위 10%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펀드는 알리안츠자산운용의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펀드'와 KB자산운용의 'KB그로스포커스펀드'가 대표적이다.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전체 주식형펀드 상위 0.36%에 속한다. 5년 수익률은 170%를 기록하며 상위 0.72%다. 많이 투자한 종목을 보면 하이닉스와 기아차, LG상사, 케이피케미칼, 다음, 금호석유 등이다.

매출이나 순익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KB그로스포커스펀드도 1~5년 수익률이 꾸준히 10% 안에 들고 있다. 삼성전자·다음·메리츠화재·LG화학·한진중공업 순으로 많이 투자하고 있다.

이 밖에 '삼성코리아소수정예', '삼성퇴직연금액티브', 'KTB글로벌스타' 펀드도 수익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펀드로 꼽힌다.

동양종금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펀드가 투자 철학에 맞게 잘 운용되고 있는지, 장기 성과와 단기 성과가 유형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형 성과와 비교해 1년 이상 평균에 못 미칠 경우 환매하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