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2011 한국바둑리그] 이영구·최철한·강동윤, 치열한 최다승 3파전

한국리그는 우리 바둑계의 '메이저리그'이자 '꿈의 잔치'다. 대회 기간이 장장 8개월에 이르고 총 예산이 28억6000만원에 달하는 등, 어떤 스포츠 종목 못지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우승 팀에 돌아가는 단체상금도 4억원이나 된다. 2004년 출범 후 해마다 숱한 명승부를 쏟아내온 지 올해로 8년째. 지난달 25일 선수 지명식에 이어 12일 개막을 앞둔 2011 한국바둑리그의 주된 '급소'들을 미리 짚어본다.

◆14승 기사 등장할까

지금까지 한 시즌 최다승은 13승이다. 2006년 최철한, 2010년 이세돌이 각각 한 번씩 기록했다. 두 기사 모두 포스트시즌 1승이 포함된 숫자다. 정규리그만 따지면 이들 2명과 강동윤(2회) 이창호 이영구 강유택 등 총 6명이 7차례에 걸쳐 한 시즌 12승을 올렸다. 올해 정규리그 팀당 경기 수는 14경기이므로 포스트시즌을 포함하면 이론적으론 17승까지 가능하다. 과연 새 기록이 수립될까.

◆시즌 승률 100%… 박영훈 따라잡기

한 시즌 최고승률 기록 보유자는 박영훈(티브로드)이다. 그는 신성건설 소속으로 뛰었던 2005년 포스트시즌 1승 포함 8승 무패를 기록했다. 한 시즌 승률 100% 기록은 이것이 유일하다. 박영훈의 눈부신 활약으로 소속 팀도 그해 우승했다. 박영훈에 이은 통산 2호째 '퍼펙트 선수'가 올해 등장할까.

◆통산 다승·승률왕 이영구

8년간 기록 부문에선 이영구(한게임)가 가장 돋보인다. 총 59승 23패로 다승과 승률(72.0%) 모두 1위를 기록 중이다. 야구에 빗대자면 통산 타격왕 겸 최다안타왕쯤 되는 셈. 이영구보다 1승이 뒤진 최철한(58승)을 비롯해 강동윤(53승) 원성진(51승) 이세돌(50승)이 맹추격 중이다. 승률 부문에선 이세돌(50승 20패·71.4%)과 강동윤(53승 22패·70.7%)이 선두 이영구의 턱밑까지 와 있다.

역대 연도별 MVP(최우수기사)엔 이세돌(2004·2010년)과 김지석(2007·2009년)이 각 2회, 박영훈(2005년) 최철한(2006년) 윤준상(2008년)이 1회씩 등극했다.

◆바둑리그 최고 '복덩이'는 누구?

선수는 팀을 잘 만나야 우승도 하고 두둑한 수입도 올린다. 팀의 입장에선 기여도와 함께 운도 따르는 선수를 모아야 한다. 팀 우승을 가장 많이 맛보았던 기사는 홍민표 김지석 김형우 등 세 명. 소속 팀을 바꿔가며 나란히 3회씩 팀 우승에 공헌했다. 이세돌 박영훈 박정상 허영호 강유택(이상 2회)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선수들의 '행운지수'로 본다면 올해는 영남일보와 티브로드가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인 셈.

◆최고령-최연소 루키 경쟁

올해엔 역대 바둑리그 사상 가장 많은 9명의 새 얼굴이 첫선을 보인다. 그중 이상훈(38·넷마블)은 48명의 바둑리거 중 최고령 선수로, 최연소 감독인 김성룡(35·포스코LED)보다도 세 살이나 많다. 영남일보가 자율지명으로 뽑은 올해 최연소 바둑리거 나현(16)에게 한게임 차민수(60)감독은 '큰아버지'뻘이다.

◆8개 출전팀 저마다 동상이몽

이세돌이 이끄는 신안천일염은 지난해에 이어 바둑리그 2연패(連覇)를 겨냥하고 있다. 우승 세 번, 최하위 두 번 등 극과 극을 달려온 전년도 '꼴찌'팀 영남일보의 올해 성적표도 관심의 초점. 유일한 바둑리그 '8년 개근'에다 원년 우승 팀인 한게임, 출전 첫해(2006년) 한 차례 정상에 섰던 Kixx도 영광 재현에 나선다.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하이트진로 포스코LED 넷마블 티브로드의 '새 역사 만들기'가 실현될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