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회복… 아시아 펀드 "앗싸"

최근 증시에서 주도주가 조정을 받는 대신 소외주가 상승하는 '업종 순환매'가 나타나고 치솟던 원자재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듯 펀드시장에도 '되돌림 열풍'이 불고 있다.

올 초 국내 해외 펀드시장에서 선진국 펀드들이 아시아(일본 제외) 펀드를 제치고 수익률 상위권에 자리 잡았지만 이런 현상도 역풍을 맞았다. 올 초 시원치 않았던 아시아 펀드 수익률이 회복되며 해외 펀드 상위권 자리로 복귀하고 있다.

◆아시아 펀드, 선진국 펀드에 반격

아시아·태평양 펀드(일본 제외)는 연초 중동·아프리카 정정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성과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일본 대지진에 따라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아시아 지역 기업들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펀드 수익률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반면 유럽과 북미 지역의 경기 회복 속도는 최근 한풀 주춤해졌다. IMF는 지난 4월 11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8%에서 2.6%로 하향 조정했으며 유럽의 경우 포르투갈 구제금융 신청에 재정위기가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1월부터 4월까지 유럽 주식 투자 펀드는 월별로 1.62%, 1.14%, -0.51%, 2.4%의 수익률을, 북미주식 투자 펀드는 1.69%, 4.23%. 0.06%, 1.4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올 들어 1월 -1.94%, 2월 -2.6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부진했던 아시아·태평양 주식(일본 제외)은 반등에 성공하며 3월 3.2%, 4월 3.1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 차익 실현에 따른 환매도 나타나는 법. 아시아·태평양 주식 펀드는 지난 4월 1474억원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919억원), 2월(-577억원), 3월(-546억원) 기록한 순유출액보다 큰 수치다.

◆해외 펀드 수익률 상위. 아시아 펀드가 싹쓸이

최근 1개월 해외 펀드 상위 10위권을 모두 아시아 펀드가 석권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자랑한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인도네시아다이나믹자 1[주식-파생]_A' 펀드로 풍부한 자원과 탄탄한 내수시장을 지닌 인도네시아에 투자하고 있다. 이 펀드는 2일 기준, 최근 1개월 동안 7.4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1개월 국내 주식형 평균(4.8%) 보다도 높은 기록이다.

그 뒤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KorChindia포커스 7 1(주식)종류A'·'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업종대표 1(주식)종류A'·'미래에셋솔로몬아시아퍼시픽컨슈머 1(주식)종류A'·'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법인전용스타 1(주식)종류A'·'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스타 1(주식)종류A' 펀드가 최근 1개월 5.7~6.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해외 주식형 펀드 상위 2위부터 6위를 차지했다. 이 펀드들은 러시아·호주·중국·대만·홍콩·인도 등에 투자하고 있다.

◆북미·아시아 펀드 앞날 '맑음'

이런 현상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일단 아시아펀드들이 최근 수익률 상위권을 장악했다고 해서 북미 펀드의 앞날이 어두운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 팀장은 "아시아·태평양 펀드와 북미 펀드의 전망은 모두 좋다"며 "다만 유럽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아직은 위기가 많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양은희 차장 또한 "미국은 경기 회복 속도가 주춤해지더라도 소비 회복에 경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아시아 지역은 미국의 소비 회복에 수혜를 받아 소비재 관련 펀드가 당분간 부각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에는 재정위기와 경기 회복이 공존해있다는 이유로 '중립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