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연자원 원한다면 당장 야쿠티야 주목하라"

"급변하는 중동 정세, 그리고 일본의 원전 사고를 보세요. 한국의 자원 공급처로 야쿠티야만 한 곳은 없습니다."

러시아 사하(야쿠티야) 공화국의 예고르 보리소프(Borisov·57) 대통령이 최근 방한해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한국이 에너지와 천연자원을 필요로 한다면 당장 야쿠티야를 주목하라"고 했다. 야쿠티야는 몽골과 만주의 북쪽에 있는, 동시베리아와 극동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활한 곳이다.

보리소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서울서 투자설명회를 가졌다. 자원은 물론 게임산업과 비보이 분야까지 관료 25명을 출동시켰다. 한국과의 전방위 파트너십이 목표라고 했다.

야쿠티야공화국은 면적이 러시아 전체의 5분 1을 차지한다. 러연방 21개 공화국 가운데 자원도 단연 많다. 원유 매장 3억2670만t, 가스 매장 2조4800㎥, 석탄 매장 96억t에 이른다. 다이아몬드는 세계 매장량의 26%, 주석 5%, 안티몬 4%, 우라늄 3%를 차지한다.

"없는 자원이 없죠. 원소 주기율표에 나오는 모든 것이 존재해요. 이 천연자원을 돈으로 환산하면 3조달러나 돼요." 보리소프 대통령은 "야쿠티야는 동물도 살기 힘들게 춥다는 말도 듣지만 혹한에도 불구하고 문화와 전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신비하고 매력적인 곳"이라고 했다.

야쿠티야는 극동·시베리아 성장을 주도할 핵심지다. 러시아 정부도 극동과 바이칼 지역의 경제·사회 발전을 선도할 전략지역으로 선정했다. 2020년엔 연간 340억㎥의 가스 채굴도 시작된다. 그는 "야쿠티야 가스가 북한을 거쳐 남한에 직접 공급될 수 있고, 현재 건설 중인 동시베리아 송유관이 2013년 완공되면 야쿠티야 석유도 바로 보낼 수 있다"고 했다. 또 석탄·철광석·우라늄 개발, 그리고 가스화학 분야에서의 파트너십과 관련해 "중국이나 일본 기업이 가세하기 전에 한국이 관심 갖고 자원 쟁탈전에서 승자가 되기 바란다"고 권했다. 이어 "야쿠티야는 한국과도 가깝다"며 "모스크바는 비행기로 7시간 걸리지만 서울은 4시간이면 되니 하루 생활권"이라고 했다.

보리소프 대통령은 노동자로 시작해 농업부 장관, 부총리, 총리를 거쳐 지난해 6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평소 일벌레로 소문난 인물이다. 그는 "조상들이 그랬듯 혹한지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움직이는 것이며, 유목민처럼 발 빠른 대처가 우리 야쿠티야인의 생존 비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