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 있는 게 무슨 죄라고…"

오는 7월부터 9억원(재산세 과세표준액 기준)이 넘는 재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건강보험료를 부과한다는 정부의 발표(4월 28일)가 있은 후 보건복지부에 문의·항의 전화가 하루에 수십통씩 걸려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직장에 다니는 자식의 피부양자로서 보험료가 면제되던 사람들이 당장 평균 월 22만원씩 보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직장가입자의 전체 피부양자 1962만명 가운데 0.09%인 1만8000명이 그 대상인데,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대부분 직장을 은퇴하고 연금 외에는 일정한 수입이 없는 경우가 많아 갑작스러운 보험료 부과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67)씨는 "집 한 채 있는 게 무슨 죄냐"며 "수입은 매달 받는 연금 100여만원이 전부인데, 20여만원을 뚝 떼어가면 어떻게 살라는 거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재산 보유액이 비슷한데 직장에 다니는 자녀가 없어서 지역가입자로 분류된 9만6500여 가구는 보험료를 계속 납부해왔다"고 밝혔다.

이번에 새로 건보료 부과 대상에 포함된 '9억원 초과 재산'은 기준이 시가가 아니라 재산세 과세표준액이다. 과세표준액이 9억원을 초과하려면 공시가(價)로 환산했을 때 토지는 13억원, 주택은 15억원을 넘어야 한다.

지방세법상 주택은 공시가의 60%, 그 외 토지·건축물은 70%를 과세표준액으로 정하고 있다. 공시가는 통상 시가의 70~80%이다. 따라서 주택만 갖고 있는 경우 집값이 20억원이 넘어야 이번에 발표된 건보료 부과 대상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