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질 아닌 '부드러운 남자'로 귀환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직에서 물러난 아널드 슈워제네거(63)가 영화 '크라이 마초(Cry Macho)'로 영화계에 복귀한다고 미국 연예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트가 5일 보도했다.

크라이 마초는 아내와 아이를 잃은 말 조련사 마이크가 40만달러(약 4억3400만원)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아홉 살짜리 소년을 납치하러 갔다가 오히려 소년과 정이 든다는 내용의 드라마다. 지난 3월 미국에서 개봉한 법정 스릴러물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의 감독 브래드 퍼먼이 연출을 맡을 예정이다. 영화 제작자인 알 러디는 "슈워제네거는 언제나 근육질의 사나이를 연기했지만 실제로는 상냥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 영화를 통해 그의 부드러운 면을 끌어낼 계획"이라고 했다.

슈워제네거는 영화 출연료로 1250만달러(약 135억원)에 흥행 수익의 25％를 받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버네이터'(주지사 '거버너'와 '터미네이터'의 합성어) 슈워제네거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보디빌더였던 그는 21세에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적인 영화배우로 우뚝 섰고, 이어 유력한 정치인으로도 성공했다. 국제 보디빌더 대회를 13차례나 석권했고, 1970년 '뉴욕의 헤라클레스'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 영화에서 혹평을 받은 슈워제네거는 슈페리어 위스콘신 대학에 입학해 경영학과 국제경제학을 공부하다 1982년 영화 '코난'으로 영화배우로 재기한다. 이후 '코만도', '터미네이터', '프레데터' 등 수많은 히트작에 출연했고, 영화제작자와 사업가로도 성공했다.

중도 성향의 공화당원인 슈워제네거는 2003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 및 보궐선거에서 주지사로 당선됐다. 존 F 케네디 전(前) 미국 대통령의 외조카이자 NBC 방송 기자였던 마리아 슈라이버와 취재 도중 만나 결혼했으며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