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금속제품을 "나쁜 기운을 가져오는 수맥(水脈)을 차단하는 특효 제품"이라며 노인들에게 속여 팔아 1800명으로부터 27억원을 챙긴 사기단 60여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6일 이 같은 혐의로 주범 이모(66)씨와 김모(4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풍수 전문가 안모(50)씨 등 일당 6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조책·홍보책·모집책·판매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기업형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전국 각지의 건강식품 홍보관 82곳을 돌아다니며 50∼70대 노인들을 상대로 "자손들이 잘되고 집안의 액운과 우환을 물리치는 효능이 있다"며 아연 등으로 만든 싸구려 목걸이와 팔찌, 거북이 모형 등을 한 세트로 묶어 팔았다.
이 제품들은 주범 이씨가 서울 광진구 성수동의 소규모 공장에서 만든 것으로 한 세트당 원가가 1만5000원에 불과하지만 100배 부풀려 150만원에 팔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유명 대학교수로부터 효능을 검증받았다는 허위 홍보 책자를 만들어 배포하고, 풍수 관련 책자를 낸 안씨를 포섭해 홍보 강사로 활용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전국 각지의 건강식품 홍보관을 3∼6개월씩 단기로 임대, 물건을 팔아치우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속칭 '떴다방' 방식으로 영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