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아마의 壁

〈제8보〉(124~143)=아마추어 강자들에게 LG배 본선무대는 올해도 열리지 않았다. 16기 LG배 통합예선 통과자 8명 중 조인선·강지훈 2명이 최종 결승까지 진격, 기대를 모았지만 3일 벌어진 결승서 목진석과 이원영 프로에게 각각 막혔다. 삼성화재배서 2명, 비씨카드배에선 무려 14명의 아마가 프로의 벽을 뚫은 데 비해 LG배에선 아직 1명도 없다.

흑이 우세하다지만 덤을 제하면 고작 3집 안팎 정도의 차이. 한 번만 삐끗하면 즉시 승패를 알 수 없는 바둑이 된다. 게다가 이 바둑은 고작 30분만 주어져 오래 생각할 틈이 없는 아마추어들 간의 대결이다. 126, 128은 좌하 일대를 최대한 크게 백의 진지로 편입시키겠다는 선언. 이때 뛰어든 129에 백이 흔들린다. 사실 129로는 130으로 잇는 수가 온건했고 그것으로 형세가 나쁘지 않았다.

백도 응수가 쉽지는 않다. 한 예로 참고도 1이면 2이하 15까지가 예상되는 수순. 그런 뒤 20에 이르면 백의 중앙 3점이 잡힌다(13…6). 그걸 피해 백이 130으로 단수치면서 뜻하지 않던 변화가 또 이루어졌다. 136으론 '가'에 두어 잡으러 가는 강수도 있었으나 결행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하변 흑진과 좌하귀 백진이 동시에 깨졌지만 백의 피해가 더 큰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