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도 기부할 수 있도록… 제도화 검토 중"

"빈곤의 대물림이 심각합니다. 그냥 내버려둘 상황이 아닙니다."

송석구(71) 사회통합위원장은 "계층, 이념, 세대, 지역 등 우리 사회의 4대 갈등구조 가운데 계층 간 갈등이 가장 위기"라고 말했다. "부패 같은 문제들 때문에 가진 자를 인정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아요. 상대적 박탈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고요." 근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빈곤층의 계층상승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는 데 반해 중하층의 계층하락 가능성은 거꾸로 늘어나는 데 대한 경종(警鐘)이다.

고건 전 총리에 이어 지난 1월 말부터 사회통합위원장을 맡은 그는 "정부가 (양극화 해소를 위한) 각종 정책도 추진해야 하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확산돼야 한다"면서 "지도층이 나눔과 봉사에 솔선수범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직원들과 매달 한 차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달엔 동대문 쪽방촌을 찾아가 도배를 해주었다. 그는 "현금만이 아니라 부동산과 주식 등의 기부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의 국민통합 성과가 부족하지 않으냐고 질문했다. 그는 웃으며 "그러니까 (대통령 직속으로) 사회통합위원회를 만든 것 아니겠느냐"고 말하면서도 "사회통합은 소통과 대화가 기본인데 대통령이 정치권이나 국회와 소통이 적은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국민통합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여권 내 파벌싸움을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친이(親李)·친박(親朴)이라고 해서 들이받고 싸우고 서로 다른 말이 나오고…. 지난 3년간 여권이 단결되지 않았어요. 국민은 (정치권이) 싸우는 것을 싫어합니다."

동국대 총장을 지낸 그는 종교 간 갈등에 대해 "바람직스럽지 않은 일들이 있지만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과민반응도 있지 않나 생각된다"면서 "종교 간 화합을 위한 토론회를 17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교와 이명박 정부의 갈등에 대해선 "대통령이 기독교인이라는 점 때문에 다른 종교인들이 선입관을 갖거나, 기독교인들이 '우리가 대통령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종교인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