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5.11 00:23

한국이 후원하는 스텝재단, 3개 초교에 책·문구류 전달
아프리카에 110곳 개관 예정

남아공 케이프타운 마시부케 초등학교에서 열린 ‘작은도서관’ 개관식에서 김대식 국민권익위 부위원장과 도영심 스텝재단 이사장 등이 남아공 전통 음악에 맞춰 춤추던 학생들에 둘러싸여 흥겨워하고 있다. /최우석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빈민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지난 4일(현지 시각) 마시부케 초등학교. 유엔 세계관광기구 산하 스텝재단(UNWTO ST-EP Foundation)의 '고맙습니다 작은도서관' 개관식이 열렸다. 우리 정부(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사업이다. 개관 축하 현수막에 태극기가 그려졌고, 도서관 벽에는 "지식은 재미있다"는 문구가 붙었다.

이 학교 어린이 70여명이 행사장에서 한국 정부와 한국민의 도움에 고맙다는 뜻에서 한국말로 애국가를 합창했다. 발음은 정확하지 않았다. 음도 약간 틀렸다. 하지만 가사를 영어로 표기한 악보를 보며 열심히들 불렀다. 꿈이 의사인 짐킷(12)양은 "한국이 어디 있는지 이번에 알았다"면서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했다. 이곳 교육청의 유진 대니얼스 국장은 "아이들에게 새 세상을 열어줘 감사하다"며 "앞으로 한국 초등학교와 자매결연도 맺어 교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맙습니다 작은도서관'은 한국에 본부를 둔 스텝재단이 저개발국 빈곤퇴치를 위해 펼치고 있는 유엔 프로젝트다. 이날 남아공에선 한국 정부의 후원으로 마시부케 이 외에도 3개 초등학교에서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2000여권의 책과 한국 전래동화, 책걸상과 문구류도 제공됐다.

정부 대표로 참석한 김대식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50년 전 한국의 1인당 소득이 82달러였는데 이제 2만달러까지 올랐다"면서 "교육이 그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개관식이 끝나자 학생과 교사들은 남아공 전통음악 '웰레웰레'(우리는 행복합니다)를 부르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교실이 20개 정도인 이 학교에는 1300명의 빈민촌 어린이가 다닌다. 남아공은 빈부 격차가 심해 인구(약 5000만명)의 4분의 1이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한다.

스텝재단 도영심 이사장은 "연말까지 아프리카 나라에 모두 110개의 도서관을 개관할 예정"이라며 "도서관 사서와 학생을 한 명씩 한국으로 초청해 아프리카에 한국을 뿌리부터 알리는 사업도 폈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텝재단은 지금까지 저개발국에 총 84개의 작은도서관을 지어주었다. 올해는 감비아·나미비아·세네갈·탄자니아·케냐·보츠와나 등 아프리카국을 집중 지원한다. 7월에는 조선일보사 후원으로 에티오피아아디스아바바에서 100번째 도서관이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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