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금융쇼핑'으로 차 값 100만원 줄여볼까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자동차 업체들의 판촉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차값을 수백만원씩 깎아준다는 소리에 소비자들의 마음도 움직인다. 하지만 차값 못지않게 잘 따져봐야 할 것이 바로 '쇼핑법'이다. 어떤 금융상품을 활용해 차를 구입하느냐에 따라 최종 비용이 100만원 넘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자동차는 현금이 넉넉하지 않은 한, 캐피탈사를 통해 할부로 사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카드사와 시중은행들이 각각 카드 할부와 자동차 대출이란 신종 상품들을 속속 내놓으면서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졌다. 소비자의 상황별로 나눠 최적의 금융상품 쇼핑법을 소개한다.

◆목돈 있다면 제주 항공권이 공짜

자동차는 마음먹는다고 쉽게 살 수 있는 싼 품목은 아니다. 목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부분은 할부를 이용한다. 하지만 평소에 차근차근 돈을 모아 목돈을 마련해 둔 소비자라면 할부 제도보다는 카드를 이용하는 쪽이 이득이다. 물론 일부 영업사원들은 현금으로 사는 경우 차값을 약간 깎아주거나 서비스를 푸짐하게 준다고 하지만, 정가로 구입한다는 가정하에서는 카드 무이자(2~3개월) 할부로 사면서 차값의 1~2%를 캐쉬백으로 돌려받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여기에다 개별 카드에 붙어 있는 포인트나 마일리지 적립 서비스까지 챙긴다면 더욱 유리해진다. 예컨대 신한카드(신용카드 기준)의 경우 신차를 사면 1000만원 이상은 1%, 2000만원 이상은 1.5%를 캐쉬백해준다(1인당 최대 한도 100만원). 여기에 카드 사용금액 1000원당 항공마일리지가 1마일씩 쌓이는 카드로 긁었다면, 30만원 현금 선물 외에 2만마일까지 별도로 챙길 수 있다. 이달 한 달간은 신형 그랜저에 한해 기본 캐쉬백에 0.5%가 더해져 총 2%를 캐쉬백받을 수 있다.(3000만원 이상 결제시)

◆신용도 좋다면 연 5%로 가능

자동차 금융 시장에 가장 늦게 뛰어든 곳이 바로 은행이다. 지난해 2월 신한은행이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인 '신한마이카대출'을 내놓으면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선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후발주자인 은행들은 금리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다. 고객 신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금리는 보통 연 5~6%대다. 낮은 대출이자 외에 별도 비용도 들지 않는다. 기존 자동차 금융시장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할부 취급 수수료가 없다. 또 자동차 근저당을 하지 않으니 고객은 별도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은행 오토론은 신한·우리·하나·농협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대출한도는 최대 5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여타 금융상품에 비해 비용이 싼 대신, 진입 장벽은 높다. 본인의 소득을 증명할 수 있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에 한해 대출이 가능하며, 보통 대출이 가능한 신용등급은 5등급 이상 수준이다.

◆신용도 좋으면서 짧게 빌린다면

신용도는 좋은데 현금은 넉넉하지 않은 경우 카드사를 통해서도 새 차를 뽑을 수 있다.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상품은 금리가 연 6~7% 안팎으로, 캐피탈사와 비슷하거나 낮다. 하지만 은행 오토론처럼 취급수수료와 근저당 설정이 면제되며,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중간에 목돈이 생기면 바로 상환 가능해 편리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3000만원짜리 차량을 삼성카드로 36개월 자동차 카드 할부 제도를 통해 취급수수료와 근저당설정료가 면제되어 일반 할부금융상품보다 최대 163만원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카드포인트나 항공마일리지 적립 같은 부가혜택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금리 혜택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캐피탈사, 금리 거품 많이 빠져

자동차 금융시장에서 전통 강자였던 캐피탈 업체들은 은행과 카드사들이 새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복병을 만났다. 캐피탈 업체들은 금리와 수수료를 고려한 비용을 단순비교하면 은행이나 카드사에 비해 비용이 비쌀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특판 저금리 상품이 많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타 금융권에 비해 오히려 이득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매달 정책적으로 자동차회사의 주력차종에 대해 저금리·무이자 할부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고객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현대자동차의 신형그랜저 할부 금리는 48개월 이하 6.5%, 60개월 7.5%가 적용된다. 대출 기간이 37개월 이상이면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된다. YF쏘나타(현대), K5·K7(기아) 차량에는 연 5.9%의 특별금리가, 아반떼 하이브리드(현대), 포르테 하이브리드(기아)에는 초저금리인 1%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