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Lounge] "은값 앞으로 10년간 더 오를 것"

"은(銀)값은 아직 31년 전보다 10%나 쌉니다. 앞으로 10년간 가격이 더 오를 겁니다."

'상품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Rogers·사진)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온라인 경제매체 조선비즈 창간 1주년을 기념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최근의 원자재가격 급락은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은값이 지난 한 주간 27%나 급락하는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지만 대체로 기술적인 문제라는 것.

"이번 은값 폭락은 거래 증거금이 많이 인상됐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장기적으로 은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의 말대로 실제로 은 선물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0일(현지시각)까지 이틀간 9.1% 반등했다.

그는 그간 줄곧 "은젓가락으로 쌀밥을 먹는다"고 얘기해 왔다. 은과 곡물에 투자하라는 그의 지론을 잘 나타내 주는 표현인데 아직도 변함이 없다고 한다.

“저는 아직도 은젓가락으로 쌀밥을 먹습니다. 앞으로도 농산물 공급 부족 현상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농사지을 사람도 모자라기 때문에 곡물투자는 아직도 유망하죠.”

원유 가격도 지금 수준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원유 매장지의 매장량이 감소하는 추세이고 새로 발견되는 유전도 드뭅니다. 일본 대지진 이후에는 원자력의 안전성도 의심받고 있기 때문에 원유가격은 계속 올라갈 것입니다.”

로저스 회장은 왜 원자재 예찬론자가 됐을까. 그는 세계 경제가 좋아져도, 나빠져도 원자재 투자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경기가 좋아져 세계 경제가 성장하면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게 됩니다. 공급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또 반대로 세계경제가 나빠져 수요가 무너지면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찍어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은 오르죠.”

그가 1998년 8월 선보인 원자재인덱스 펀드는 출범 이후 350%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로저스 회장이 원자재와 더불어 가장 유망하다고 보는 투자 대상은 중국이다. 젊은 시절 월가에서 헤지펀드 매니저로 활동하며 이름을 떨친 그가 2007년 싱가포르에 정착한 것도 딸에게 어려서부터 중국어를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그는 “세계 경제의 미래가 중국과 중국어권 국가들에 달렸기 때문에 지금부터 위안화를 사둬야 한다”고 했다. 위안화가 수십년 내에 기축통화로서 달러화를 대체할 것이란 게 그의 오랜 주장이다.
그는 반대로 미국의 앞날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미국 국채는 팔 생각이고 미국 증시도 올 연말 이전에 조정을 겪을 것입니다. 미국 이외 지역의 자산을 보유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한국 비무장지대(DMZ)에 투자하고 싶다”는 소신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남북통일이 됐을 때를 대비해 여전히 비무장지대에 농경지를 사두고 싶네요. 하지만 외국인이라 별로 가능성이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