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만기일에 따른 1조원대 프로그램 매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해 2120선으로 밀렸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반등한 지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전날보다 43.98포인트(2.03%) 내린 2122.6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15일(2.4%)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원자재값 등락과 미국 무역적자 확대 등의 우려로 약세를 보인 뉴욕 증시의 여파로 27.39포인트(1.26%) 내린 2139.24에서 출발했다. 그러다 옵션만기일을 맞아 사상 최대치인 1조6813억원어치의 프로그램 매도(컴퓨터에 미리 입력해 놓은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파는 것) 물량이 흘러나오며 지수 하락폭이 커졌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 규모는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 1월 13일 옵션만기일(1조2517억원 규모)을 웃돌았다.
외국인도 사흘 만에 '팔자'로 돌아서 1조원 가까이 순매도(매도액이 매수액보다 많은 것)했다. 기관투자가도 5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하지만 개인들은 사상 최대치인 1조532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증시에 적극 뛰어들었다.
이날 프로그램 매물 폭탄이 터지면서 모든 업종이 1~4%씩 하락했다. 특히 그동안 주가 상승을 이끌어왔던 주도주인 운수장비·화학 업종의 하락률은 각각 마이너스 3.7%, 마이너스 2.69%로 하락폭이 컸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프로그램 매도세와 관련,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쌓여 있던 매물이 정리되어 수급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측면에선 호재이지만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향후 증시 움직임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장중에 프로그램 매도를 하면서 동시에 선물까지 팔았다는 건 그리 좋은 신호는 아니다"며 "시장이 곧바로 상승 추세로 돌아서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