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壽 위험 헤지 금융상품 나왔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연금상품을 운용하는 회사의 '장수(長壽)위험'이 커지고 있다. 연금수급자가 기대수명보다 오래 살수록 지급해야 하는 연금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장수위험을 헤지(hedge·위험회피)하는 이색 금융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 정도에 따라 원리금을 달리 지급하는 장수채권이 조만간 유럽에서 등장할 전망이다. 현재 유럽에서는 정부가 재보험사와 공동으로 장수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보다 먼저 등장한 대표적인 장수위험 헤지 상품은 '장수 스와프(swap·상호교환)'다. 장수 스와프는 기존의 연금계약은 유지한 채 장수와 관련된 위험만 스와프 계약을 맺은 금융회사에 이전하는 것이다. 즉 회사가 예상한 연금 지급액이 100억원인데 연금수급자가 장수해서 실제로 지급해야 하는 액수가 130억원이 될 경우 차액 30억원은 스와프 계약을 맺은 금융회사가 부담하게 된다.

지난 2010년 2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BMW는 약 6만명의 퇴직연금 관련 채무인 30억파운드에 대해 도이치은행 자회사인 애비 라이프와 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장수 스와프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앞서 지난 2009년 12월 영국 버크셔주의 연기금은 공무원 연금에 관련해 세계 2위 재보험사인 스위스리와 7억5000만 파운드의 장수 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연금상품의 장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재보험사나 투자은행과 장수 스와프 거래를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