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유로만 내면 몇살까지 사는지 알려 드립니다

"500유로(약 77만원)를 내면 당신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 예측해 드립니다."

성장과 세포분열을 통제하는 '텔로미어(telomere)'라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생체 나이를 측정, 앞으로 남은 수명을 예측해주는 서비스가 올해 안에 유럽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6일 보도했다.

이 유전자 검사는 스페인 국립암연구센터가 개발한 것으로, 텔로미어의 길이를 재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인간의 유전정보를 담은 염색체의 끝을 보호하는 텔로미어는 나이가 들수록 짧아진다. 자신의 텔로미어 길이와 자신의 나이대에 해당하는 평균 텔로미어 길이를 비교하면 노화 진행 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수명이 얼마만큼 남았는지 예측한다는 게 이 검사법의 골자다. 스페인 국립암연구센터측은 "흡연이나 음주 등 생활 습관이 수명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텔로미어 길이가 짧은 사람은 빨리 죽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텔로미어 검사에 대한 비용은 500유로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펜던트는 "생명보험 회사 등 관심을 갖는 곳이 많아 앞으로 5~10년 이내 이 검사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009년 텔로미어에 대한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3명의 의학자 사이에서는 이 검사법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엘리자베스 블랙번 미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큰 효과가 있다"는 입장인 반면 캐럴 그리더 하버드 의대 교수는 "텔로미어 길이로 사람의 수명을 정확히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