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통합예선 開幕

〈제1보〉(1~18)='꿈의 제전'으로 불리는 LG배 본선에는 어떤 기사가 출전할까. 전기(前期) 대회 2위 이내, 또는 자국랭킹 최상위권에 들어 국가시드(seed)를 받는 기사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여기에 못 들면 통합예선을 통과해야 한다. 올해 통합예선엔 한국·중국·일본·대만에서 대거 316명이 출전, 16장의 본선행 티켓을 다퉜다. 약 20대1의 경쟁률. 이걸 뚫어야 비로소 본선에 오르면서 '세계 32강'이 된다. 정상에 이르는 길은 이토록 험하고 까마득하다.

한국랭킹 7위 박영훈과 중국 30위 왕야오(王堯)가 겨룬 결승 16판 중 한 판. 1, 3, 5는 왕야오가 흑을 쥐었을 때 애용하는 '전매특허'다. 박영훈은 2, 4, 6 '중국식' 포진으로 대응한다. 9까지 피차 오불관언, 고집스럽게 '마이 웨이'를 외치고 있다. 10 이하 15까지는 지극히 상식적인 정석 진행.

16 때 흑이 '가'로 받아주면 '나' 또는 '다'로 가려던 건데 흑이 17로 반발하고 나섰다. 자체로도 공방의 요소인 데다 '라'에 건너 붙여 백을 양단하는 수단을 노리고 있다. 그렇다고 약점을 보강하고 있다간 대세에 뒤진다. 18은 상대의 대응을 보아 행마를 결정하려는 응수타진. 백은 참고도의 진행을 그렸을 것이다. 흑의 때 이른 장고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