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국회의장회의 참석차 한국 온 여성 정치인 2人] "한인 지도자의 롤모델 되고 싶어요"

"캐나다 정부는 한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귀국하면 캐나다와 한국의 경제협력을 위한 입법활동에 적극 나설 겁니다."

19일부터 국회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국회의장회의' 참석차 방한한 한국계 연아 마틴(46·한국명 김연아)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을 만났다. 그는 "캐나다-한국 FTA 이슈는 현재 진행 중"이라며 "집권당인 보수당 정부에서 추진하는데 우리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연아 마틴은 2009년 한국계 최초로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이 됐다. 스티븐 하퍼 총리는 그를 75세까지 종신 상원의원으로 지명했다. 캐나다 상원은 하원과 달리 임명직이다. 7살 때 부모를 따라 캐나다로 이민 간 뒤 40년이나 지났지만, 그의 한국어는 유창했다.

"작년 아이티 지진과 올해 일본 지진·해일 사태에서 보듯, 세계는 어떤 식으로든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요. 이런 문제가 여러 나라 의회 차원에서 논의돼야 합니다." 그는 "특히 글로벌 경제회복 문제에서는 세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이번에) 각국 의회 수장들이 '입법활동 공조체제'와 관련해 발전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1965년 서울서 태어난 그는 이민 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을 졸업하고, 중학 교사로 일했다. 캐나다 한인 커뮤니티 'C3'를 만들어 활동하던 중 정치입문 제의를 받아 2007년 보수당 후보로 연방 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지만 2009년 총리 지명으로 상원의원이 됐다.

"서울에 올 때마다 느끼는데, 눈을 떠 보면 내가 일곱 살 때 떠나온 서울이 아니에요. 어메이징(amazing·놀라운), 뷰티풀(beautiful·아름다운), 스펙태큘러(spectacular·눈부신)한 도시예요."

그는 한국전 참전 캐나다 용사 지원 사업도 펴고 있다. 지난달엔 참전 용사 및 가족들과 함께 경기도 가평의 6·25 격전지를 둘러봤다. "참전 이후 처음 온 그분들이 발전한 한국을 보고는 '우리가 이것을 위해 희생했구나'라며 눈물 흘리시더군요. 저 역시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러워요." 그는 캐나다에서 6·25 종전일(7월 27일)을 '참전 캐나다 용사의 날'로 지정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요. 1.5세와 2세에 모범 되는 한인 지도자의 '롤 모델'이 되고 싶어요. 차세대 한인 정치 지도자도 키워내는 데도 힘쓸 생각이고요."

마틴 의원은 피겨 선수 김연아와 이름이 같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땄을 때 나도 밴쿠버에 있었는데 만나진 못했어요. 기회가 되면 '연아 대 연아 미팅'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