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국회의장회의 참석차 한국 온 여성 정치인 2人] "인도에선 대통령도 여·야 대표도 모두 여성"

"인도에선 대통령(프라티바 파틸)도 여성이고, 현재 여당, 야당 대표도 모두 여성인데요…."

메이라 쿠마르(Meria Kumar·66) 인도 하원 의장은 18일 서울 G20 국회의장회의 참석차 방한해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인도 내 여성의 정치참여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인도에는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여성이 100만명이 넘는다"며 "인도에선 마을 대표 기관의 의석도 여성 몫으로 일정 비율이 배정된다"고 말했다. 인도는 아직 중앙 차원까진 아니지만, 지방 정부·의회 등에선 여성 할당제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마르 의장은 "남성과 여성 정치인의 장·단점을 비교해달라"라는 질문엔 즉답을 피하면서 "모든 세대의 여성이 자신감을 갖고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인도 여성은 준비돼 있다"고 했다.

그는 인도의 신분제도 '카스트'에서 가장 낮은 층인 '달리트'(Dalit·불가촉천민) 출신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외교관을 거쳐 정계로 진출한 5선 의원이며, 20여년간 인권보호와 카스트제도 폐지 운동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대사관측이 "인도에선 신분이나 인권 문제에 대해 질문받는 걸 싫어하니 자제해달라"고 미리 요청해와 이에 관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쿠마르 의장은 오전에 도착하자마자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인도 시성(詩聖)'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흉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흉상을 세워준 한국에 감사드린다. 자유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했던 타고르의 정신을 되새기고 양국이 더욱 친해지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