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소식] 최영돈 개인전 '백일의 영광' 외

■비 온 뒤 정원에 진분홍 꽃잎이 수북이 쌓였다. 꽃잎 떨어진 연못 위에 꽃나무 그림자가 진다. 사진가 최영돈(56)의 작품 '청춘'은 '열흘 붉은 꽃은 없다'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진리를 100일간 붉게 피운다는 꽃 백일홍을 통해 말한다. 내달 3일까지 서울 회현동 금산갤러리에서 열리는 최영돈 개인전의 제목은 '백일의 영광'. 전시에 나오는 작품 28점은 모두 백일홍을 소재로 했다. 작가는 전남 담양군 명옥헌 원림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통해 생성하고 소멸하는 우주 만물의 섭리를 피고 지는 꽃으로 표현했다. 전시에는 꽃이 핀 정원을 정직하게 찍은 스트레이트 사진뿐 아니라 여러 장의 꽃송이 사진을 콜라주 기법을 이용해 이어붙인 사진들도 나온다. (02)3789-6317

■사진 속 외딴 골목길에 교통표지판이 외따로 서 있다. 사진의 제목은 '월요일 오후'다. 네온이 휘황한 밤의 도시를 찍은 또 다른 사진의 제목은 '월요일 밤'이다. 이 사진들은 사진가 백승우(38)의 '세븐 데이즈' 연작. 그러나 사진이 찍힌 시기는 사진 제목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작가가 자의적으로 붙인 제목이다. 7월 31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백승우 개인전 '판단의 보류'가 열린다. 작가는 "사람들이 사진을 볼 때 제목에 얽매여 그 이상의 것을 상상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전시에는 이 밖에도 작가가 8명의 인물에게 2700여장의 사진을 주고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씩을 골라 제목을 붙이도록 한 '메멘토' 연작 등 '제목'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작품들이 나온다. (02) 733-8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