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통장 '무용론'이 불거지면서 청약통장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청약통장 대신 일반 예·적금으로 돌아서는 고객을 겨냥해 시중은행들이 서둘러 '내 집 마련 상품' 개발에 나섰다.
18일 국토해양부와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매달 20만명에 이르던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자는 올해 들어 월 10만명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2년 전 출시된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은 기존 청약부금·예금과 달리 자격 제한 없이 가입할 수 있어 '만능통장'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년 만에 매력이 뚝 떨어진 이유 중 하나는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인상된 탓이다. 2009년 출시될 당시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의 2년짜리 예금금리는 연 4.5%로, 그 당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보다 평균 1.5%포인트가량 더 높았다. 하지만 18일 현재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연 4~4.7%로 청약종합저축의 1년 이상~2년 미만 금리(연 3.5%)를 앞지른다.
청약 1순위자가 되더라도 청약 당첨 확률이 예전보다 낮아졌다는 이유도 작용한다. 다음 달이면 1000만여명의 청약(저축·예금·부금 및 종합저축) 1순위자가 쏟아져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중 주택 형태나 평형에 상관없이 청약할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자만 583만명에 이른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관계자는 "분양 물량에 비해 1순위자가 계속해서 늘어나 청약저축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내 집 마련 전용 적금상품을 내놓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주택 담보 대출 시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상품 '홈앤세이브 예·적금'을, 하나은행은 만기 때까지 내 집 마련에 성공하면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나의 소원적금' 상품을 내놨다. 두 상품 모두 청약종합저축보다 높은 이자를 준다. 국민은행이 출시한 '직장인우대적금'도 있다. 이 상품은 만기 전에 주택을 마련해서 중도해지할 경우 중도해지이율이 아닌 계약기간에 따른 이율로 이자를 쳐준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자체 개발한 주택적금이 주택청약저축보다 혜택이 커 고객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