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0명 M멘토링] (2) 40대 후반 직장인 "은퇴자금 6억4000만원 만들려고 하는데…"

서울 목동에 사는 독고명(가명·49)씨는 평생 앞만 보고 달려왔다. 회사에서 매일 야근을 반복하면서 승승장구했고, 두 자녀도 남부럽지 않게 잘 키워냈다. 하지만 50세를 앞두고 문득 돌아보니 가진 재산이라곤 달랑 집 한 채뿐. 가정주부인 아내와 자신의 은퇴 이후 준비는 하나도 못했다.

독고씨는 앞으로 길어야 회사를 4~5년 정도 더 다닐 것이라고 예상한다. 큰딸은 결혼을 시켰으나, 막내아들이 군제대 후 복학해 앞으로 2년간 등록금과 결혼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부담이다. 연봉이 높아 당장 생활하는 데는 문제가 없으나, 부부가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은퇴 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막막해서 머니섹션 M에 문의해 왔다. 향후 50여년간 두 부부가 적당히 품위를 유지하면서 삶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한다.

은퇴 준비에 앞서 다음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첫째 '나는 은퇴 뒤에 어떤 삶을 꿈꾸는가' 둘째'그 삶을 이루기 위해 은퇴 뒤 매달 얼마의 돈이 필요할 것인가'셋째 '그 돈을 만들기 위해 현재 얼마를 저축 또는 투자해야 하는가'이다. 의뢰인의 경우, 은퇴 뒤에 1년에 한 번씩 부부 동반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다. 도시에 살면서 주변 사람들과 자주 모임을 갖고, 취미인 등산을 즐기고, 손자들 용돈을 주면서 품위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이 정도 생활수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대략 매월 300만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감안해도 월 200만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5년 후에 은퇴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은퇴 생활기간을 최소 30년으로만 잡아도 은퇴 시점에 6억4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지금부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매월 돈 받는 창구 만들어야

의뢰인은 다행히 알뜰한 아내 덕분에 현재 빚이 하나도 없고 6억원의 주택을 포함해 순자산이 7억원 이상이다. 하지만 현금자산이 1억원 정도에 불과한 것이 문제다. 막내아들 결혼과 신혼집 마련 비용등으로 현재의 현금 자산의 상당 부분을 소비하게 되면 은퇴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도 외벌이 부부가 55~65세의 연금 공백기를 잘 견뎌냈을 때의 얘기다.

향후 생활비가 모자라면 주택을 금융기관에 맡기고 매월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동산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 주택연금 역시 매년 집값 상승을 전제하고 설계되었기 때문에 향후 수년간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이율이 조정돼 연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금융위기 시 가격이 폭락해 현금화가 어려울 수 있다.

부동산 외의 금융자산을 늘려간다고 했을 때 의뢰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저축 비중이 작다는 점이다. 고정 지출인 보험료를 제외한 월 저축액 100만원은 월 소득의 14% 정도로 절대 많은 금액이 아니다. 40~50대의 경우 소비가 많은 시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월평균 소득의 30% 이상은 저축해야 정상적인 은퇴 준비가 가능하다.

우선 지출을 줄이는 방법을 하나 제안한다. 백지를 한 장 놓고 'T'자형 표를 그려보자. 왼쪽에는 모든 수입(유입)을 적고, 오른쪽에는 지출(유출)을 기입한 다음 수입에서 지출을 빼고 남은 것은 저축과 투자를 위한 여유자금으로 표시한다.

여유자금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계부상의 모든 지출을 '고정지출'과 '변동지출'로 나눠 보자. 고정지출은 금액을 쉽게 조절할 수 없는 비용이다. 예컨대 대출원리금, 아파트 관리비, 세금, 공과금 등이 해당된다. 반면 변동지출은 의류비, 식비, 외식비, 교통비, 통신비, 교육비, 기타 잡비 등 마음만 먹으면 어느 정도 조정할 수 있는 비용이다. T자형 현금흐름표 작성을 통해 지출을 고정지출과 변동지출로 나눠서 관리하다 보면 변동지출의 상당액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쉽지 않겠지만 현재의 지출에서 100만원 정도는 줄여서 이를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투자)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연금보험으로 소득공제+저축

현재 의뢰인은 월 저축액을 모두 유동성 확보가 운영목적인 CMA(종합자산관리계좌)에 일단 입금한 이후에 목돈이 모이면 정기예금이나 펀드 등 거치식 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저축은 자녀 결혼, 본인 은퇴 준비 등 목적에 따른 단기·중기·장기의 기간별 상품구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CMA 잔액은 비상 예비금으로 월평균 소득의 3개월치만 유지하고 나머지 월 저축 금액은 자금용도별로 적절하게 상품을 구성하도록 하자.

막내아들의 결혼비 마련은 현재 1억여원의 금융자산 운영을 통해서 충당하는 걸로 생각하는 것이 어떨까. 변동지출 절감분 100만원을 포함해 200만원의 월 저축액 모두를 은퇴비용 마련에 투입하자. 추천 상품은 우선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은행 적금상품으로 75만원 정도를 불입하고, 3~5년 정도의 투자기간을 두고 적립식 펀드에 100만 원 정도를 불입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25만원 정도는 세제적격 연금보험에 가입해 연말에 3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으면서 은퇴 준비금을 늘려보자.

적립식 펀드는 가격 변동 위험이 있긴 하나 5년 정도의 투자기간이면 위험을 충분히 낮출 수 있다. 적립식 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 브릭스 펀드, 글로벌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등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보장성 보험의 적정 보험료를 월 총소득의 8% 정도로 책정하는데, 그런 점에서 보면 현재 종신보험과 실손의료보험 등의 보험료 50만원은 적당해 보인다. 다만 보험이 총 4개 상품으로 나뉘어 있으므로 보장항목을 체크해서 중복된 항목이 있다면 정리하는 것이 좋다.

국민은행 목동 PB센터는

국민은행 내에서도 대표 PB로 꼽히는 김효종(52)센터장과 공성율(39)·양호식(45) 팀장 등 5명의 PB팀장이 이끄는 PB영업점. 자녀 교육과 투자 트렌드에 민감한 지역 고객들을 위해 세무사·부동산 전문가와 1대 1 전문 상담을 제공하며, 센터 내 무료 골프연습장도 운영함.

주소:서울 양천구 목동 907-16번지(2층) ☎ (02)2645-6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