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있는 한 공사감리업체에 일하는 김모(63)씨는 내년이 지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현행 고용보험법상 65세 이상인 사람들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65세가 넘어도 공사 감리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단순히 65세가 넘었다고 해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노인 취업이 늘면서 김씨처럼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실업급여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불만이 커지자 정부가 실업급여 개선안 마련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열린 제3차 고용정책조정회의에서 "노사정 합의를 거쳐 실업급여 수급 연령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65세 이상 고령자들도 일할 능력이 충분한데 실업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현장 목소리가 있어 '고용보험 적용 제외' 대상자에서 이들을 빼거나 대상자 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 방안이) 오히려 고령자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상한 연령은 지난 1997년 60세에서 64세로 올린 바 있다.
또 현재 정년을 연장하거나 퇴직자를 재고용하는 사업장 등에 대해서만 혜택을 주고 있는 고용지원금을 정년 없는 사업장으로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그동안 정년제를 시행하는 사업장에서는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할 경우 정부가 지원금을 줬지만, 정작 정년을 없애 더 나이 많은 근로자를 채용한 사업장에는 오히려 고용지원금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