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레스 들어가면 2초 안에 쳐라"

"백스윙과 다운스윙, 팔로스루 때의 리듬이 모두 다르네요. 공 한 개 치는데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바빠서 어떡해요." 최경주<사진>가 아마추어 골퍼의 샷을 보고 나서 농을 던지자 주변이 웃음바다로 변했다.

최경주는 20일 서귀포 핀크스골프장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 2라운드를 마치고 나서 대회 주최측이 초청한 아마추어 골퍼들과 최경주 재단에서 후원하는 주니어골퍼를 위한 필드 레슨 시간을 가졌다. 특유의 구수한 입담과 핵심을 짚는 최경주의 '족집게 강의'는 참석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골프 9단'인 최경주가 주말 골퍼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무엇일까.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팅 부분으로 나눠서 진행된 이 행사에서 최경주는 세 가지를 강조했다. 그립과 리듬, 스피드였다.

최경주는 "클럽이 가장 긴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모든 샷은 시계추의 움직임처럼 '하나, 둘' 하는 움직임으로 끝내야 한다"며 "리듬이 골프 스윙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경주는 "드라이버 백스윙 톱에 올라가면 멈추지 말고, 그 리듬 그대로 내려와야 한다"며 "어드레스에 들어가면 2초 안에 치는 버릇을 들이시라"고 했다. 잡생각이 많아지면 그만큼 실수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후배 골퍼 배상문에게 "탁 서서 툭 치라"고 했던 설명과 일치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견고한 그립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K J 초이식 그립'이라고 밝힌 그의 그립 잡는 요령은 이렇다. ▲왼손 엄지손가락과 클럽 사이에 빈틈이 없도록 하고 ▲오른손 생명선으로 왼손 엄지를 감싼 뒤 ▲손으로 수건을 살짝 짜는 듯한 느낌의 강도로 그립을 잡는 것이다.

최경주는 주말 골퍼들이 스리 퍼트 실수를 줄이기 위해선 처음부터 '오케이 거리'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머리는 그대로 두고 어깨가 시계추처럼 움직이게 하고, 백스윙 거리만큼 팔로스루를 하는 게 좋다"며 "큰 시계추가 있는 시계를 사서 그 리듬에 맞춰 퍼팅 연습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박상현이 2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10언더파 134타로 선두에 나섰고, 최경주는 2타를 잃어 공동 14위(3언더파)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