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영화제(베를린·베니스·칸) 본상 다 거머쥔 김기덕

김기덕(51) 감독이 3년 만의 복귀작 '아리랑'으로 제64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식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았다. 독일 안드레아스 드레센 감독의 '스톱드 온 트랙(Stopped on track)'과 공동 수상이다. 한국 감독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지난해 홍상수 감독('하하하')에 이어 두 번째다. 김 감독은 2004년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같은 해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데 이은 이번 수상으로 한국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 3대 영화제의 본상을 모두 받게 됐다.

1978년 신설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은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는 영화 소개에 취지를 두고 있다. 올해는 19개국 21편이 초청됐으며 한국 영화는 김 감독의 '아리랑',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 나홍진 감독의 '황해'가 진출했다. 김 감독은 시상식 즉석에서 '아리랑'을 불렀다.

영화 '아리랑'은 김 감독이 유일한 출연자로 등장해 또 다른 자아(自我)에 분노와 회한을 토로하는 형식이다. 김 감독은 극 중에서 제자이자 후배인 모 감독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한국 영화의 폭력성 등을 욕설을 섞어 비판해 파문을 낳았다.

한편 칸 국제영화제 학생경쟁 부문 '시네파운데이션'에선 중앙대 출신 손태겸 감독의 '야간비행'이 3등상을 받았다.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은 학생이 연출한 영화 15~20편을 초청해 우수작 3편을 시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