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상 떠난 아내 위한 마지막 선물입니다"

작년 11월 한 60대 남성이 이화여대 대외협력처로 전화를 걸어왔다. 기부 방법을 알고 싶다고 했다. 이 남성은 지난 3월 다시 전화를 걸어 와 "죽은 아내가 이대 졸업생인데 기부를 하려 합니다. 저는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입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11일엔 학교를 찾아와 기부 약정서를 쓰고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에 있는 145㎡(44평·시가 약 5억원) 크기의 아파트를 내놓았다. 그는 "이 아파트는 아내와 처음으로 장만한 보금자리라 추억이 깃든 곳"이라고 말했다.

이대 의류직물학과를 나온 안 시장의 부인 정경임씨는 작년 11월 1일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은 1983년 결혼했다. 신혼의 기쁨도 잠시, 정씨는 1984년 뇌졸중의 일종인 모야모야병으로 쓰러졌다. 1년뒤 병석을 털고 일어난 정씨는 대학 강단에 서기도 했지만, 1999년 8월 두 번째 쓰러진 뒤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숨질 때까지 식물인간으로 지냈다.

안 전 시장이 기부한 아파트는 1993년 아내 정씨 명의로 구입해 부부가 6년간 살았던 집이다. 부부는 안 전 시장이 1998년 인천 계양구에 출마하기 전까지 이 집에 살았다.

정씨는 작년 11월 안 전 시장이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회장 자격으로 카자흐스탄에 출장을 간 사이 세상을 떠났다.

안 전 시장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로 아내 모교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대는 안 전 시장 부인 이름을 딴 '정경임 글로벌 인재 육성장학금'을 만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