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도 부드럽게 가게하는 10분 스트레칭

"새벽에 한두 시간 운전해서 골프장에 도착하면 정신은 몽롱하고 몸은 찌뿌드드하잖아요. 그 상태에서 공이 제대로 맞는다면 그게 신기한 거죠."

주말 골퍼들이 비거리와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비법'이 있겠느냐고 묻자 최경주(41)는 의외로 "라운드 전 10분이라도 '몸을 깨우는 스트레칭'을 해보라"는 답을 내놓았다. 하체가 흔들리고 몸통 회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백가지 스윙이론을 조언해도 다 쓸모없다는 이야기였다. 이는 최경주 자신의 체험담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2008년 무리한 체중 감량에 따른 허리 부상으로 고전하던 최경주는 그해 11월 호주 출신 피지컬 트레이너 사이먼 웹(36)을 초청해 지금까지 매일 라운드 전후 20~30분씩 스트레칭하는 것을 빼놓지 않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오픈 도중 만난 최경주는 "수건 한 장만 있으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자신의 방에서 직접 시범을 보였다. 이른바 'KJ의 몸을 깨우는 10분 스트레칭'이다. 일부 골프장에서 라운드 전 캐디와 함께하는 스트레칭보다는 강도가 높았다.

최경주는 "우선 종아리 근육부터 가볍게 풀면서 대퇴부와 골반 주변으로 올라가는 하체 스트레칭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자리에 눕더니 두 다리를 모아서 가슴팍으로 당겼다 푸는 동작을 두세 차례 반복했다. 좌우로 몸을 크게 꺾거나 혼자서 하기 힘든 동작을 할 때는 트레이너인 웹이 거들었다. 최경주는 "동반자와 함께 몸을 풀 수 있다면 이런 동작까지 하면 더 좋다"고 했다.

그리고 발바닥에 수건을 걸더니 가볍게 두 손으로 다리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당겨서 3~4초 정도 멈추고, 다음엔 강도를 약간 높이는 식으로 또 3~4초 멈추는 동작을 다리를 바꿔 가면서 하면 됩니다."

바닥에 앉은 최경주는 한쪽 다리를 양반 다리를 하고 다른 쪽 다리는 쭉 뻗은 채 상체를 앞으로 구부렸다. 그다음엔 두 다리를 모두 뻗은 상태에서 몸을 앞으로 굽히기 시작했다. 40대인 최경주는 머리가 무릎에 닿을 정도로 유연했다. "이렇게 하면 대퇴부와 골반 부근 근육에서 찌릿찌릿 신호를 보내면서 몸이 상쾌해지고 머리까지 맑아져요."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선 최경주는 옆에 있던 우산을 두 팔 위로 올렸다. 오른발을 앞으로 뻗고는 몸통을 오른쪽으로 회전했다. 백스윙 동작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발을 바꿔서 반대 동작을 했다. 마지막으로 어드레스 자세에서 몸통을 좌우로 꼬아보던 최경주는 "시원하다. 이제 이 몸 상태로 나가서 클럽을 휘두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딱 10분만 투자해도 100만달러짜리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최경주의 골프 스트레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