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가총액 톱10 작년과 비교해 보니] 골프·영화 덩실… 반도체·사교육 비실

이번 달 들어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 전혀 새로운 종목이 등장했다.

지난 20일 상장한 골프존이다. 스크린 골프 관련용품을 제조하는 골프존은 상장 전부터 눈길을 끌더니 상장 첫날 코스닥 시가총액 8위에 올랐다.

올 들어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한 종목은 한 종목이 더 있다. 현재 시가총액 2위를 하는 CJ E&M이 주인공, 이젠 1위를 넘보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크게 변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종목들이 거래되는 코스닥의 성질상 매년 순위 변동이 잦지만, 증권 전문가들은 이 순위 변동에서 시대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 요새 뜨는 업종…핵심은 樂

올 들어 새로 시가총액 상위에 오른 CJ E&M과 골프존의 공통점은 여가생활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

CJ E&M은 CJ인터넷·온미디어·엠넷미디어·CJ미디어·CJ엔터테인먼트가 합쳐 탄생한 회사다. 영화·음악·게임 등 각종 문화소비재를 만들어내는 곳으로 일명 '국내 최대규모의 콘텐츠 공장'으로도 불린다. CJ E&M은 올 들어 37.3% 상승했고 이달에는 시가총액 2위를 지키던 서울반도체를 밀어냈다. 신영증권 한승호 연구원은 "이달 들어 주가가 오른 것은 CJ E&M이 배급을 맡은 영화 '써니'가 흥행을 거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골프존과 CJ E&M 외에 역시 여가생활과 관련된 홈쇼핑주 CJ오쇼핑·GS홈쇼핑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작년 시가총액 8위를 기록하던 CJ오쇼핑은 4위까지 뛰어올랐다. GS홈쇼핑은 작년 이날 19위에서 네 단계 오른 14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종목들의 시가총액 순위가 상승한 것에 대해 대우증권 강수연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수출 종목 중심으로 시장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졌지만 이젠 원화 강세 분위기가 나오고 있어 내수중심으로 시선이 모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승호 연구원은 "자꾸 콘텐츠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관련 종목들이 증권시장에 많이 얼굴 내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 "옛날이 그립다" 외치는 업종은?

반면 올해의 트렌드에서 밀려나 주춤하는 종목들도 있다. 서울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서울반도체는 지난달 올 한 해 영업익을 낮춰 잡으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회사가 나서 실적을 조정한 이유는 LED TV시장의 수요가 생각보다 나오지 않았기 때문.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열린다던 LED 조명시장의 개화가 올 하반기나 내년쯤으로 늦춰져 서울반도체의 실적도 안 좋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이날까지만 해도 2조4779억원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1등 종목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시가총액 3위까지 내려앉았다. 시가총액 1위와는 약 2조4000억원, 2위와는 2000억원가량의 차이가 난다.

한편 메가스터디와 SK브로드밴드는 신규수익원을 창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가총액 순위가 낮아진 종목들이다. 메가스터디는 공교육 강화 바람이 불면서 사교육 시장이 얼어붙어 하락세를 탔다. 유진투자증권 김미연 연구원은 "EBS와 수능연계 정책의 영향도 받았고 사교육 시장의 주 고객이라고 꼽을 수 있는 고등학생 수 자체가 줄었다는 인구 구조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SK증권 이동섭 센터장은 SK브로드밴드에 대해 "전화 유선사업 등을 하는 통신업체는 신규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통신회사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