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복용과 간 손상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구설이 있지만 이는 편견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소문들이 떠돌까요? 간은 몸에 흡수되는 모든 약물을 해독하는 작용을 하는데, 간이 나쁜 사람들은 약물 해독능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오히려 복용한 약물이 간의 활동과 기능에 무리를 끼쳐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간이 좋지 않을 때는 한방병의원에서 처방해주는 한약은 물론 일반 병의원에서 처방해주는 양약 역시 간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즉, 모든 약은 양날의 칼처럼 몸에 득도 되지만 때론 해가 될 수도 있는 이중성을 가진 것이죠. 때문에 한방에서는 약이 가진 고유의 기능이 아니라 환자의 체질적 특성에 주목해 약을 처방합니다. 이러한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한약을 복용할 경우 아무리 좋은 한약재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정확한 체질을 감별할 수 있는 한의사에게 확실한 체질 감별과 진단을 받은 후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특히 간염, 간농양, 간경화, 간암 등 간질환을 가진 경우라면 더욱 신중하게 자신의 체질을 파악한 뒤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한약재 중에는 간에 독성이 있는 것이 다수 있습니다. 특히, 부자, 초오, 천오나, 천웅, 목방기, 한방기, 마자인, 고삼, 조각자, 토목향, 생칠, 마두령, 대극, 감수, 파두, 맥각, 토근 등의 한약재는 간독성 알칼로이드 성분이 있으므로 간질환자는 절대 금해야 합니다. 반면 간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한약재도 있습니다. 바로 감초, 웅담, 오미자, 인삼, 산수유, 구기자, 산사 등의 한약재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약재도 자신의 체질에 맞춰 복용해야 하므로 반드시 한의사의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것이 권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