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 긴장 풀렸다, 외국인 돌아온다

◆"외국인 매수세 지속될 것"

그동안 외국인 매수에 비관적이었던 전문가들 역시 다소 입장이 달라졌다. 글로벌 악재에 흔들리던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유입될 것으로 전망한다. BoA메릴린치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둔화 등 부정적인 뉴스에 집중하던 투자자들이 앞으로 호재에 더 반응하며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날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1만 계약 넘게 순매수한 것은 국내 증시가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증권의 이상재 투자전략부장은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했던 유럽 재정 위기가 해결되는 모습을 보이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한국 증시에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큰손으로 있는 프로그램 매매도 1조원 매수 우위였다.

다만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고 미국 경기 회복이 둔화되고 있어 낙관은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 낙관은 이르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이 돌아오는 것일까.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5000억원, 선물시장에서도 1만 계약을 순매수하며 주식 시장을 이끌었다. 이달 들어 가장 큰 매수 규모다. 전 세계 증시를 끌어내렸던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며 한국 증시에 등을 돌렸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12일부터 불과 열흘 동안 3조5000억원이 넘는 대량 매도 물량을 내놓았지만, 지난 26일부터는 다시 매수에 나서 4거래일 중 3거래일 순매수했다. 이 기간에 외국인들의 순매수액은 약 920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조정세를 보이던 증시도 반등에 나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8.68포인트(2.32%) 급등한 2142.47로 마감, 지난 11일 이후 20일 만에 2140선을 넘어섰다.

◆차ㆍ화ㆍ정 다시 담는 외국인

지난 나흘간 외국인은 1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특히 이날 외국인은 주식 시장에서 비중이 큰 일명 '차·화·정'(자동차·정유·화학) 주식을 집중 매수하며 증시를 끌어올렸다.

31일 외국인은 화학 업종을 1700억원 순매수했다. 여기에 전기전자와 금융업종도 각각 1200억원, 900억원 매수 우위였고 자동차와 조선이 포함된 운송장비 업종도 800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되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2% 넘게 올랐고, 현대중공업은 10% 넘게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악재가 진정되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상장 기업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하반기 세계 산업생산 증가율이 회복되면 한국 기업의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한국 대형주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27일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