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초반의 波紋

〈제1보〉(1~23)=윤준상(24)은 국수(國手) 출신이다. 국내 최고(最古) 기전인 국수전 55년 역사를 통해 배출된 국수는 단 11명뿐이다. 조남철 김인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등 국수전을 통해 자신의 시대가 왔음을 선언했던 당대의 1인자 계보에 포함된 것이다. 2007년 제50기 때 이창호를 꺾고 사상 10번째로 국수위에 즉위했다. 현역 일인자 이세돌(51기)보다도 한 기수 빠르다. 윤준상이 중국 중견기사 류싱(劉星)과 겨룬 격전보를 골랐다.

중국식 대 양화점(花點)의 출발이다. 8까지 상식적인 진행 후 바짝 다가간 9가 약간 독특했다. 이 장면에서 대부분의 기사들은 한 칸 위인 22로 다가가기 때문. 12의 마늘모로 행마하자 백은 당당하고 흑은 저위(低位)로 치우친 느낌이 온다. 15는 나름대로 기교를 부린 수. 16때 17에 마늘모해 양쪽으로 넘는 수단을 보고 있다. 15로 참고도 6까지면 가장 상식적 진행이다.

15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는 것은 19로 넘는 와중에 18을 당해 좌하 일대 흑이 더 엷어졌기 때문. 백은 20으로 위협사격을 가하며 영토를 확장한다. 21과 22는 피차 진용을 정비하는 수. 흑이 여기서 가벼운 손길로 단행한 23의 침입이 초반 파문의 일착으로 등장한다. 뭐가 문제이며 어떻게 두는 것이 최선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