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보〉(24~50)=류싱(劉星·27)의 중국랭킹은 19위. 2008년 잉씨배 4강, 후지쓰배 8강에 오르며 고점(高點)을 찍은 뒤 하락세를 타고 있지만 독특한 감각은 소문났다. 19세 때인 2005년 초상은행배를 차지하는 등 총 네 번 자국 정상에 올랐다. 자신의 모든 바둑을 보관, 정리하는 등 섬세한 성격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관리하는 각종 통계는 정확성과 방대함 모두 중국기원을 훨씬 능가한다는 소문.
▲는 백24, 흑25 다음 백27을 기대한 수. 그때 32로 호구쳐 '가'와 29를 맞보려 했던 건데, 26으로 젖혀오자 의표를 찔린 흑은 15분이나 착점하지 못하고 끙끙댔다. 내친김에 32까지 변신했지만 누가 봐도 흑 불만의 결말. 가벼운 잽 한 방 넣으려다 카운터를 턱에 맞고 한 차례 다운을 기록한 꼴이다.
33, 35는 좌하 중앙을 가볍게 보는 전략. 36은 요소이긴 하지만 약간 어정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안으로 제시된 그림 중 하나가 참고도. 37의 양걸침 후 47까지는 정석 과정인데 48이 재미있다. 그냥 '나'면 흑이 손을 빼 '다'로 지킬 것에 대비, 훗날 '나'의 권리를 확실히 확보해 두겠다는 뜻. 50까지 점차 천하가 어지러워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