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대란, 부르는게 값… 전세대출 총정리

올여름 결혼을 앞둔 박민경(32)씨는 최근 신혼집을 구하느라 3개월 동안 발품을 팔았지만 여전히 집을 구하지 못했다. 전셋집 물량이 적어서인데, 그나마 부르는 게 값이라 집을 찾는다 해도 걱정이다. 지난해 말부터 전세금이 계속 상승하면서 전세 대출도 급증하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금은 2년 전 1억2298만원에서 1억5613만원으로 23.3% 상승했고 이에 따라 전세자금 보증 대출도 71.9% 늘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전세자금 대출인 국민주택기금이 있지만 한도가 최대 6000만원이라 요즘처럼 전세금이 높은 시기엔 턱없이 부족할 때가 종종 있다. 국민주택기금이 여의치 않다면 혜택과 조건이 다양한 은행권의 전세자금 대출을 살펴보자.

◆최고 2억원까지 전세대출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은 우선 대출 가능 금액이 크고 대출받을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선택하기에 따라 금리가 다소 높을 수 있으므로 잘 따져보고 선택하자. KB국민은행의 주택전세자금 대출 상품은 주민등록상 부양가족이 있는 만 20세 이상 세대주와 대출 신청일로부터 2개월 안에 결혼하는 예비부부 등이 대출 대상이다. 대출 금액은 임차보증금의 80% 이내에서 최고 1억5000만원까지 가능하다. 금리는 연 4% 중반에서 5% 후반대(코픽스 신규 연동 기준)이며, 대출 기간은 10년이다. 국민은행에서 거래한 실적이 없어도 대출받을 수 있다. 일정 소득 이상일 경우 연대 보증 없이도 대출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의 '우리전세론'은 개인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이다. 부양가족이 없어도 만 20세 이상인 세대주라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만 20~60세 세대주를 대상으로 대출해주는 상품을 팔고 있다. 신규 전세 입주자에게는 2억원까지, 기존 전세 입주자에게는 1억5000만원까지 빌려 준다. 대출기간은 1~2년으로 임대차 종료일 전까지다. 금리는 연 5%대 중후반에서 연 7%대 초반(CD 기준)과, 연 4%대 후반에서 연 6%대 초반(코픽스 신규 연동 기준) 등이 있다.

하나은행은 아파트 전세 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신아파트 전세론'을 취급하고 있다. 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만 20~60세 세대주면 대출받을 수 있다. 면적과 관계없이 아파트면 대출이 가능하며 최고 2억원까지 빌려준다.

◆오피스텔·반전세도 대출 OK!

그동안 주택으로 취급되지 않아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오피스텔 전세 보증금이나, 반(半)전세(보증부 월세 계약) 보증금도 대출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의 '우량주택 전세론'은 아파트뿐 아니라 주거용 오피스텔,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의 반전세 보증금을 대출해준다. 다주택 보유자나 단독 세대주, 고소득자도 신청할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임차 보증금의 60% 범위 안에서 최대 2억원까지다. 기존 임차인의 생활 안정 자금 대출 한도는 임차보증금의 60% 이내로 최대 1억5000만원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도 오피스텔과 반전세 보증금 대출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에서 반전세 대출을 할 경우, 계약기간 동안 내는 모든 월세를 합한 액수와 대출금액의 합이 임차보증금 이내면 가능하다. 신한은행의 오피스텔·반전세 대출 요건은 이 은행의 일반 대출 조건과 같다.

◆집 크기 작으면 기금 대출로

소득이 낮고 주택 규모가 작을 경우 정부가 지원하는 국민주택기금에서 대출을 신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출 금리가 연 4.5%로 시중은행 대출상품보다 낮은 편이다. 대출 한도는 전세금의 70%로 6000만원까지 가능하다. 대출 기간은 2~6년. 소득이 연 3000만원 이하로 전용면적 85㎡ 이하 전셋집을 구할 경우에만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