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구마노 히데오의 일본 통신] 일본, 인구가 줄자 임금도 줄었다… 한국은 과연?
입력 : 2011.06.04 03:00
인구 감소=임금 상승? 천만에, 그 반대로 진행
수출 확대로 고용 늘려야 인력수요 늘며 임금 상승
日처럼 해외투자만 늘리면 산업공동화로 임금 하락
◆인구가 줄면 임금은?
한국 독자들에게 한 가지 질문. 인구가 줄면 임금은 올라갈까? 아니면 내려갈까? 앞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인구감소 시대에 '여러분의 소득이 늘어날까, 줄어들까'를 묻는 말이다.
일본에선 시대가 지나면서 이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이 반대로 변했다. 일본 경제가 거품경기를 즐기던 시대의 답안은 '인구가 줄면 임금은 상승한다'였다. 인구 감소와 함께 노동력 인구가 줄어들면, 노동 공급이 감소해 임금은 올라간다는 논리다.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올라간다'는 경제학의 기본 중 기본 상식을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일본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학 교의(敎義)를 믿는 경제학자밖에 없다. 특히 기업 경영자들은 대부분 '인구가 줄면 (노동) 수요가 줄어 임금이 하락한다'고 생각한다. '디플레이션의 정체(正體)-경제는 인구의 물결로 움직인다'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2010년 일이다. "일본이 겪는 물가 하락과 임금 하락을 인구 감소로 설명할 수 있다"는 '신(新) 상식'을 강조했다. 일본에서 인구 감소가 시작된 것은 2008년. 본격적인 인구감소 사회가 시작된 것에 불안해하는 일본의 사회 심리가 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에 반영된 듯하다.
한국 독자들에게 한 가지 질문. 인구가 줄면 임금은 올라갈까? 아니면 내려갈까? 앞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인구감소 시대에 '여러분의 소득이 늘어날까, 줄어들까'를 묻는 말이다.
일본에선 시대가 지나면서 이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이 반대로 변했다. 일본 경제가 거품경기를 즐기던 시대의 답안은 '인구가 줄면 임금은 상승한다'였다. 인구 감소와 함께 노동력 인구가 줄어들면, 노동 공급이 감소해 임금은 올라간다는 논리다.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올라간다'는 경제학의 기본 중 기본 상식을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일본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학 교의(敎義)를 믿는 경제학자밖에 없다. 특히 기업 경영자들은 대부분 '인구가 줄면 (노동) 수요가 줄어 임금이 하락한다'고 생각한다. '디플레이션의 정체(正體)-경제는 인구의 물결로 움직인다'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2010년 일이다. "일본이 겪는 물가 하락과 임금 하락을 인구 감소로 설명할 수 있다"는 '신(新) 상식'을 강조했다. 일본에서 인구 감소가 시작된 것은 2008년. 본격적인 인구감소 사회가 시작된 것에 불안해하는 일본의 사회 심리가 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에 반영된 듯하다.
◆해답은 왜 정반대?
사실 인구 감소로 개인 소비의 총액이 줄고, 소비가 줄면 총수요가 줄어 임금도 하락한다는 것 역시 경제학의 기본 중 기본 원리다. '수요가 줄면 가격은 하락한다'는 것이다. 결국 과거의 임금상승 주장도, 요즘 임금하락 주장도 같은 경제학의 메커니즘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상하다. 수급(需給) 밸런스의 변화를 근거로 인구 감소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왜 결론이 정반대일까?
사실 인구 감소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가져온다. 인구 감소가 노동 공급을 줄이는 것은 맞다. 동시에 노동 수요를 줄이는 것도 맞다. 이 두 가지 효과 중 어느 쪽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바뀐다. 현실적으로 어떤 효과가 더 클까? 실제로는 노동 공급의 감소 효과보다 노동 수요의 감소 효과가 더 크다. 일본의 경우 그래서 임금이 내려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 기업 경영자의 예측과 판단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인구가 줄 것이라고 예상한 경영자는 앞으로 국내 매출도 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설비투자를 주저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자의 의사 결정이 현재의 (노동) 수요를 내리누르는 구도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국내에선 앞으로 노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경영자가 해외에 공장을 설립하고 상품을 일본에 역(逆)수입한다. 그 결과 산업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일어나고 (노동 수요 감소로) 임금은 하락한다. 경영자의 예측이 노동 수급에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가를 읽지 못하면, 임금의 미래 예측은 불가능하다.
◆한국은 어떤 길을?
사실 인구 감소로 개인 소비의 총액이 줄고, 소비가 줄면 총수요가 줄어 임금도 하락한다는 것 역시 경제학의 기본 중 기본 원리다. '수요가 줄면 가격은 하락한다'는 것이다. 결국 과거의 임금상승 주장도, 요즘 임금하락 주장도 같은 경제학의 메커니즘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상하다. 수급(需給) 밸런스의 변화를 근거로 인구 감소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왜 결론이 정반대일까?
사실 인구 감소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가져온다. 인구 감소가 노동 공급을 줄이는 것은 맞다. 동시에 노동 수요를 줄이는 것도 맞다. 이 두 가지 효과 중 어느 쪽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바뀐다. 현실적으로 어떤 효과가 더 클까? 실제로는 노동 공급의 감소 효과보다 노동 수요의 감소 효과가 더 크다. 일본의 경우 그래서 임금이 내려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 기업 경영자의 예측과 판단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인구가 줄 것이라고 예상한 경영자는 앞으로 국내 매출도 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설비투자를 주저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자의 의사 결정이 현재의 (노동) 수요를 내리누르는 구도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국내에선 앞으로 노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경영자가 해외에 공장을 설립하고 상품을 일본에 역(逆)수입한다. 그 결과 산업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일어나고 (노동 수요 감소로) 임금은 하락한다. 경영자의 예측이 노동 수급에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가를 읽지 못하면, 임금의 미래 예측은 불가능하다.
◆한국은 어떤 길을?
한국의 인구증가율은 2005년부터 낮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한국도 일본처럼 인구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에서 인구증가율이 둔화한 시기는 1990년대 후반이다. 현재 한국의 인구 변동 상황은 13~15년 전 일본 상황과 비슷하다. 한국에서도 10여년이 지나면 지금 일본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은 물가와 임금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실질임금이 하락하는 한국의 현상은 이미 그런 흐름을 반영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런 전망은 '인구 감소가 임금 하락을 유발한다'는 일본형 메커니즘에 근거한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운명(運命)'이 아니다. 다른 미래도 만들 수 있다. 인구가 줄어도 기업 경영자가 수출 확대를 목표로 설비투자와 고용을 함께 늘리는 경우다. 수출을 중심으로 고용을 늘리면 임금은 올라간다. 수출을 통해 해외 수요를 국내로 끌어들여 수급 밸런스를 수요 초과로 유도하는 것이다. 인구 감소의 파도가 국내 수요를 덮어버리는 것을 막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운명은 선택하는 것
지금 일본 제조업 경영자들은 국내 투자를 늘리는 것보다 중국·타이·베트남에 공장을 세우는 글로벌화(化)를 앞세우고 있다. 그 결과 일본 기업의 설비투자 잔고(자본스톡 잔고·기업이 가지고 있는 설비의 양)가 2009년 말 전년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이다. 일본 정부가 법인세 감세,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을 목적으로 2005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 참가 등 구체적인 기업 우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일본의 이런 현실에 놀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산업공동화를 타개하기 위한 정책 논의는 좀처럼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을 우대하는 정책에 반대하거나 농업 보호를 주장하는 세력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지금 일본에선 합리적 제도를 통해 경제적 쇠퇴를 벗어나려는 세력과, 경제적 이해관계에 근시안적으로 매달리는 세력이 수면 아래에서 싸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전망은 '인구 감소가 임금 하락을 유발한다'는 일본형 메커니즘에 근거한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운명(運命)'이 아니다. 다른 미래도 만들 수 있다. 인구가 줄어도 기업 경영자가 수출 확대를 목표로 설비투자와 고용을 함께 늘리는 경우다. 수출을 중심으로 고용을 늘리면 임금은 올라간다. 수출을 통해 해외 수요를 국내로 끌어들여 수급 밸런스를 수요 초과로 유도하는 것이다. 인구 감소의 파도가 국내 수요를 덮어버리는 것을 막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운명은 선택하는 것
지금 일본 제조업 경영자들은 국내 투자를 늘리는 것보다 중국·타이·베트남에 공장을 세우는 글로벌화(化)를 앞세우고 있다. 그 결과 일본 기업의 설비투자 잔고(자본스톡 잔고·기업이 가지고 있는 설비의 양)가 2009년 말 전년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이다. 일본 정부가 법인세 감세,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을 목적으로 2005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 참가 등 구체적인 기업 우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일본의 이런 현실에 놀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산업공동화를 타개하기 위한 정책 논의는 좀처럼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을 우대하는 정책에 반대하거나 농업 보호를 주장하는 세력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지금 일본에선 합리적 제도를 통해 경제적 쇠퇴를 벗어나려는 세력과, 경제적 이해관계에 근시안적으로 매달리는 세력이 수면 아래에서 싸우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