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뚝… 몸살 난 中펀드

◆수익률 부진에 환매 몸살

중국 증시는 연초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중국 상하이(A주)와 홍콩(H주) 증시의 주가 등락률은 각각 -2.85%, 0.46%로, 코스피지수 상승률(3.05%)에 크게 못 미쳤다. 홍콩 H주가 본토 증시에 비해 그나마 선방한 까닭은, 홍콩 증시가 국제화되어 있어 중국 본토의 정치·경제적 상황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는 돈이 빠져나가면서 찬바람을 맞고 있다. H주 펀드에선 연초 이후 총 1조4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출(유출액이 유입액보다 큰 것)되면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홍콩 H주는 현재 주가에 어느 정도의 프리미엄이 포함되어 있는 만큼, 중국 경기가 반등해도 A주에 비해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가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쏟아내면서 중국펀드가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중 최저 수준인 2740선에 머물러 있다. 중국 정부는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자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기준금리를 네 차례나 인상했다. 올 들어 중동 불안, 일본 대지진 등 해외 악재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시중은행이 대출을 자제하도록 지급준비율을 21%까지 인상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국 경제에 다시 올라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중국 증시 상승을 점치면서 투자에 나선다면,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H주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본토 A주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긴축 마무리 전망 솔솔

지난해부터 강도 높게 추진됐던 긴축 정책이 완화되면 하반기에 중국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중국 주식 추천에 앞장서고 있다. HSBC은행은 7일 보고서를 내고 '바이 차이나(Buy China)'라며 중국 주식 매수를 추천했다. ABN암로은행의 다프네 로스 아시아 주식 리서치 헤드도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주식이 매우 싸다"며 중국 은행주를 추천했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이후 중국 물가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중국 정부가 긴축 정책을 강도 높게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중국과 관련된 주식이나 펀드가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 역시 "중국은 긴축정책이 계속되면서 조정이 오랫동안 이어져 실적과 비교하면 주가 수준이 많이 낮아졌다"며 "투자 여력이 있다면 현재 진행 중인 조정 장세야말로 하반기를 대비한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너무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펀드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이른 시일 내에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며 "물가 상승세가 확실하게 꺾이고 유럽 등 해외 리스크가 안정화하는 것을 확인하고 중국 증시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긴축 정책이 계속된다면 중국 증시도 하락세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