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40명(상위 1.5%) 상속 재산이 10조(전체 51%)… 1인당 평균 23억 물려받아

지난 2009년에 부모나 배우자의 사망으로 상속세를 낸 4300여명이 총 10조원이 넘는 재산을 물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세청에 따르면 2009년에 부모나 배우자의 사망으로 재산을 상속받은 사람은 28만8503명이었다. 이 가운데 상속세를 부과받은 사람은 전체의 1.5%인 4340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피(被)상속인 28만4163명은 상속세 과세 대상이 아니어서 세금을 내지 않았다.

상속세는 상당한 재산을 물려받아야만 내는 세금이다. 물려받은 재산에서 부채를 뺀 나머지 재산에 대해서만 과세되며, 5억원까지는 상속세를 물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는 별도로 배우자 상속은 30억원까지 비과세되기 때문에 남편이나 부인의 사망으로 재산을 상속받은 경우엔 최대 35억원까지 상속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상속 재산에 대한 공제 폭이 크기 때문에 상속세 부과 대상자가 적은 것이다.

4340명이 물려받은 재산 10조1083억원은 전체 상속 재산 19조8051억원의 51%에 해당한다. 나머지 28만여명이 상속받은 재산은 전체의 절반이 안 된다. 해마다 부모 등의 사망으로 30만명 안팎이 재산을 상속받지만 거액을 물려받고 상속세를 낸 피상속인이 전체 상속 재산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이 물려받은 재산은 부동산이 3분의 2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토지(3조4088억원)가 전체의 41%에 달했고, 건물(2조2542억원)이 27%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이 낸 세금은 1조5464억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23억원 규모의 재산을 물려받고 평균 3억5600만원의 상속세를 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