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공원'에 가면 가족 나들이 종합선물세트 가득

연일 맑은 햇살이 비추자 여기저기 나들이가자는 아우성이 들린다. 하지만 아직 물놀이하기엔 이르고 멀리 떠나기엔 부담이 된다.

이런 고민이 깔끔히 해소되는 곳이 있다. 자연 테마공원으로 탈바꿈한 인천대공원은 온 가족이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공원은 도심에서 불과 10분 거리에 있고, 그 규모도 인천 최대이다.

지난 주말 찾아간 인천대공원은 나들이 명소답게 아침부터 방문객으로 활기가 넘쳤다. 아빠가 목마를 태워주자 한 아이는 공원 나들이가 신이 났는지 "아빠 빨리 가 빨리"라고 재촉했다.

공원에 들어서자 오른편에는 조형물과 어우러진 정원이 눈에 띄었다. 정원엔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마스코트 점박이 물범 삼 남매(바라메, 추므로, 비추온)와 아이들의 우상인 뽀로로 모형이 있다. 아이들은 모형에 붙어 떨어질 줄 모르고, 어른들은 활짝 핀 꽃구경에 정신이 없었다.

공원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자 왼편에 시원스레 물을 뿜는 분수대가 보인다. 분수대는 물장난에 여념 없는 아이들의 차지가 됐다.

분수대 주변은 빨간, 분홍, 주황색 등의 장미가 가득하다. 이곳 장미는 6월과 10월에 만개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고 한다.

점심시간이 되자 사람들은 나무 그늘에 자리를 펴고 준비해온 음식을 먹었다. 공원 가운데 있는 호숫가는 전망도 좋고 푸른 잔디밭이 있어 나들이객에게 특히 인기였다. 밥을 먹던 한 아이는 남은 음식을 호수에 사는 오리에게 주었다. 오리도 익숙하게 날름 잘 받아먹었다.

호수 옆길은 거대한 느티나무로 둘러싸여 생긴 그늘로 마치 터널처럼 느껴졌다. 길 사이로 자전거를 타던 신지성(인천시 부평구, 29)씨는 "인천대공원은 가족과 나들이 즐기러 자주 와요."라며 "특히,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3㎞ 산책길은 나무 그늘에서 시원하게 탈 수 있어 좋아요."라고 말했다.

호수를 지나 한적한 원두막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데 멀리서 환호성이 들렸다. 소리의 근원은 썰매장이었다. 곧 여름인데 무슨 썰매냐는 의문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계절마다 방식을 달리해 운영하는 4계절 썰매장이다. 지금은 인조 잔디 위를 튜브로 내려오는 잔디 썰매가 운영 중이다.

썰매는 튜브를 서로 연결해 4명까지 동시에 내려간다. 튜브에 올라타 아래로 내려가자 썰매는 가속도가 붙어 머리가 휘날릴 정도로 빠르게 달렸다. 구불구불한 구간을 지나 속도가 최고에 달하자 함께 탄 아이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아이뿐만 아니라 함께 탄 어른들도 신나했다.  

한 아이는 "오늘만 썰매를 9번 탔어요."라며 "PC방이나 TV보는 것 보다 온 가족이 같이 나들이 나와서 즐거운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잔디 썰매는 이달 19일까지 운영되고 다음 달 중순부터는 물 위를 달리는 물썰매가 운영될 예정이다.

다시 발길을 옮겨 썰매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삼림욕장을 찾았다. 나무로 둘러싸인 삼림욕장은 새와 바람 소리를 들으며 자연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키가 30m는 될 법한 메타세쿼이아가 우거진 길은 삼림욕장의 자랑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리를 펴 낮잠을 청하고, 잔디밭에서 배드민턴과 축구를 즐기며 한가로운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삼림욕장을 지나 후문 방향으로 향하면 어린이 동물원이 나온다. 2008년 조성된 동물원에는 날개를 펴면 그 길이가 3m에 달하는 독수리,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공작, 가장 큰 조류인 타조 등 약 200마리의 동물이 있다. 아이들은 자신보다 큰 독수리를 보고 날아보라고 보채지만, 독수리는 졸린 듯 하품만 한다.

동물원을 지나면 곧바로 대공원의 후문이 나온다. 아침부터 정신없이 나들이 즐기느라 허기진 것도 몰랐는데 대공원 후문 앞 식당 간판을 보니 식욕이 돋았다.

후문 식당가는 대공원을 찾는 가족 단위 손님 때문인지 유독 고깃집이 많았는데 해물찜 가게가 눈에 띄었다.

식당에 들어가 해물찜을 주문하자 4인 가족이 먹고도 남을 정도의 음식이 나왔다. 수북이 쌓인 콩나물 사이에는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낙지, 꽃게, 아귀 등의 다양하고 싱싱한 해산물로 가득했다. 특히, 매콤한 양념은 이 재료들을 더욱 맛깔나게 해주었다.

푸른 나무숲과 탁 트인 호수가 매력적인 인천대공원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휴식을 즐기기에 제격인 곳이다. 도시와 일상을 벗어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인천대공원에 이번 주말 찾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