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도 '엄마'는 통했다

'엄마를 부탁해'는 유럽 출판계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이미 소설부문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스페인에선 3쇄 인쇄에 들어갔다.

프랑스 출판사도 '흥행'을 확신하는 듯 초판을 2만부(보통 프랑스 출판업계의 초판 인쇄 물량은 5000부 내외)나 찍었다. 오(Oh!) 출판사 대표 필립 로비네씨는 "모든 사람이 가슴 깊은 곳에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룬 소설이라 독자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고 전했다.

신씨는 "유럽 독자들도 언제나 따뜻하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엄마)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다는 상실감에 공감하는 것 같고 한국적인 것에서 강한 서사(敍事)를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신씨는 15일 미국 뉴욕으로 돌아가서 '페이퍼북-엄마를 부탁해' 출간 행사 등에 참석한 뒤 8월 말 귀국할 예정이다.

신씨는 "외국에서 연이어 출판기념행사를 갖다 보니 처음 등단하는 신인 같은 기분을 느낀다. 북투어를 하면서 내 영혼까지 자유롭게 해주는 언어는 한국어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진다. 빨리 서울의 내 책상으로 돌아가서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책을 읽는 동안 자기 자신의 엄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갖는다면 작가로서 매우 큰 기쁨이 될 겁니다."

7일 밤(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한국문화원 강당. 미국에서 '엄마 신드롬'을 일으킨 작가 신경숙씨가 프랑스어판 '엄마를 부탁해' 출판을 기념해 프랑스 독자들과 만났다.

신씨는 지난달 17일부터 유럽 8개국(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영국·노르웨이·네덜란드·프랑스·폴란드)을 돌면서 나라마다 3~4일씩 머물며 현지어판 '엄마를 부탁해' 출판기념 행사를 갖고 있다.

신씨의 소설이 프랑스에 소개된 것은 '외딴 방', '리진'에 이어 세 번째. 신씨는 "리진(구한말 프랑스 외교관과 조선 궁녀의 사랑 이야기)을 집필할 때 취재차 프랑스에 몇 달간 머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파리에 오면 마음이 왠지 편해진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날 100여명의 독자들이 내민 책에 '꿈을 이루세요'라는 덕담을 한글로 적고 사인을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