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왜곡 교과서와 3차 대전 중… 채택률 0% 목표로 싸우겠다"

"일본 극우 세력이 교과서에 집착하는 것은 교과서 자체가 최종 목적이 아닙니다. 궁극적으로 자위대 해외 파병을 위한 헌법 개정과 국가에 순종적인 국민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 야심 때문입니다."

일본 교육 시민단체인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넷 21'의 다와라 요시후미(俵義文·70) 사무국장은 9일 "자민당 등 일부 정치 세력과 재계가 15년째 벌여온 이번 3차 '교과서 공격'에 맞서 채택률 0%를 목표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동북아역사재단이 주최한 '2011년 검정 통과 일 중학교 교과서 분석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그는 지난 3월 일본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한 지유샤판과 이쿠호샤판 교과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 역사 교과서는 고대사에서는 한국의 독자성을 부정하고, 근·현대사에서는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조선에 대한 식민 지배를 정당화했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내용도 담고 있다. 그는 "이들 교과서는 역사 사실을 떠나 문장만 보더라도 오기(誤記)투성이여서 교과서 발행 자격이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이것만 봐도 이들의 목적은 바른 교과서 출판이 아니라 정치몰이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와라 사무국장은 그간 일본에서 전개돼온 '교과서 전쟁'의 역사도 소개했다. "극우파들의 '교과서 편향 공격'(역사교육 왜곡 시도를 의미)은 지금껏 세 차례 있었습니다. 1955년 1차 공격은 2년 만에, 1980년 2차 공격은 2년 반 만에 종식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3차 공격은 1996년부터 15년이나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는 이번 공격의 특징은 정치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문화인이나 학자들이 주도해 마치 시민운동인 것처럼 위장돼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자민당을 비롯한 우익 정치가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후지·산케이그룹 같은 재계 자금을 지원받아 15년이나 지속해왔지만 실제 이들의 교과서 채택률은 역사 교과서의 경우 1.7%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는 "지난 3월 대지진 때문에 일본 언론이나 국민들이 교과서 문제에는 거의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아 안타깝긴 하지만 싸움은 승산이 있다"면서 "이들 교과서의 공립중학교 채택률 0%를 목표로 계속 싸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