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가치투자 버핏 3원칙 '저평가株 스노볼' 지금 굴려라

"남들이 욕심 낼 때 팔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사라."
금융위기로 주가가 급락했던 2008년 10월 17일,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뉴욕타임스에 '미국(주식)을 사라! 나도 사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런 투자 원칙을 설파했다. 두려움에 못 견뎌 남들이 주식을 내던지면서 가격이 떨어졌을 때, 그때가 바로 싼 값에 주식을 살 수 있는 타이밍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느 때일까?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수그러들면서 증시는 조정을 받고 있다. 일명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주)으로 불리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며 승승장구하던 주도주들도 개별종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욕심이 이끌던 장은 지나고, 욕심과 두려움이 교차하며 등락을 반복하는 중이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큰 요즘 같은 때일수록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버핏이 떠오르게 된다. 버핏이라면 지금 과연 어느 종목을 눈여겨볼까. 머니섹션 M은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받아 지금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할 '버핏 원칙' 세 가지를 추려봤다.

①독점력 있는 기업에 투자하라

버핏은 기업의 성장 가치를 따질 때 해당 기업의 시장 지배력(프랜차이즈 밸류·franchise value)을 눈여겨봤다. 또 회사의 지배력이 10년 이상 지속될 것인지를 따졌다. 그는 "10년을 소유하고 싶은 기업이 아니라면 단 1초도 소유하지 마라"고 했다. 버핏이 코카콜라에 투자한 것은 끊임없이 소비되는 소비재인 데다 코카콜라의 시장 독점력이 전 세계로 뻗어나갈 것이라 봤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투자한 이유도 비슷하다.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상무는 "최근 화학업종이 주목받은 것은 중국 등 신흥국 경제성장으로 각종 화학재료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고 그중에서도 독점력 있는 1위 기업이 주목받았다"며 "아주 가까이 우리 집 가계부에서 주로 지출하는 분야가 어디인지 잘 살펴보면 투자처가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②헐값에 사서 제값에 팔아라

버핏의 투자 원칙 중 하나는 "절대 손해 보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이 때문에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안전 마진(margin)'을 확보했다. 성장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을 고르려면 기본적인 지표 3개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먼저 PER(주가수익비율). 기업의 순이익 대비 주가가 몇 배인지 나타낸다. 통상 10배 이하인 경우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

두 번째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의 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으로 1 이하를 추천한다. 세 번째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자기자본으로 이익을 창출해낸 능력으로 금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통상 10% 이상이면 높다고 본다. 이런 지표들은 스스로 계산해보는 것이 좋지만, 증권사에 문의하면 기업별로 확인할 수도 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내일 당장 오르기를 바라는 투자는 실패할 확률이 높지만,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면 최소 위험으로 중간 수익은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③복리의 마술을 믿어라

버핏의 자서전 제목은 '스노볼(snow ball·눈덩이)'이었다. 눈덩이를 만들 때 처음부터 단단한 볼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이후엔 조금만 굴려도 빠르게 커지는 것처럼 장기 투자의 효과를 강조한 말이다. 버핏은 1965년부터 2008년까지 44년간 연평균 20.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누적수익률로는 3623배(36만2319%)로 S&P지수의 누적수익률 42배와 비교가 안 되는 수치다. 전설의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마젤란펀드로 13년간 27배의 누적수익률을 올렸지만, 이 펀드 가입자의 50%는 손해를 봤다고 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돈을 넣었다 뺐다 하며 부화뇌동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