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렌터카비 '바가지 종결'… 모범 운전자엔 70%까지 보험할인

자동차 보험이 이달부터 운전자들이 피부로 느낄 만큼 확 달라졌다. 교통사고로 차 수리를 맡기는 기간에 렌터카를 쓰지 않으면 교통비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고장난 차량 수리 시 정비업체가 반드시 정비견적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어 지나친 수리비가 나오기 힘들어졌다. 보험금 누수(漏水)를 막아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금융당국이 자동차 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2월부터는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보험료 할증 제도가 변경되면서 모범 운전자에게 보험료 할인 등 푸짐한 혜택을 주는 쪽으로 제도가 바뀌었다. 운전자가 꼭 알아둬야 할 달라진 차보험에 대해 소개한다.

◆렌터카 안 쓰면 교통비 더 준다

대다수 교통사고 피해차량의 차주들은 사고차량을 수리하게 되면, 수리 기간 렌터카 업체에서 자동차를 빌려 쓰게 된다. 하지만 일부 악덕 렌터카 업체가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일반 소비자가 빌릴 때보다 터무니없이 비싼 대여료를 청구하면서 논란이 계속돼 왔다.

실제 한 렌터카 업체는 SM5 승용차를 7일 이상 쓸 때 일반 소비자에게는 하루 7만원에 빌려주지만 교통사고 피해자에겐 18만원에 빌려주고 이 비용을 보험사에 청구했다. 렌터카 비용이 많이 나가면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게 마련이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마땅히 취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이달부터는 렌터카 업체들의 잘못된 관행이 사라지게 된다. 렌터카 업체가 일반 고객과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똑같은 금액으로 자동차를 빌려주도록 제도가 바뀌었다는 얘기다. 또 피해 운전자가 렌터카 업체의 차량을 쓰지 않을 때 받는 대중교통비는 대여료의 20%에서 30%로 높아졌다. 즉 운전자가 하루 사용료가 10만원인 렌터카를 쓰지 않고 교통비로 대신 받는다면 지난달까진 교통비로 매일 2만원씩 받았지만 이달부터는 3만원씩 받을 수 있다. 상향 조정된 렌터카 교통비는 지난 1일부터 신규·갱신되는 보험 계약부터 적용된다.

◆차량 수리비 청구 깐깐해져

접촉사고로 살짝 앞문만 긁었을 뿐인데, 상대 운전자가 수백만원대의 과다한 수리비를 청구해 왔다면 황당하다. 수리비가 많이 나갈수록 가해 운전자의 보험료도 할증될 가능성이 크다. 수리비 관련 분쟁을 피하고 싶다면 수리 개시 전에 반드시 보험사가 정비견적서를 발급받아 견적 내용에 대한 적정 여부를 확인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지금까지는 상당수 정비업체가 견적서를 발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달부터는 사고차량에 대한 과잉 수리비 청구를 막기 위해 차량 수리를 시작하기 전에 보험사가 정비견적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자기부담금 정액제에서 정률제

지난 2월부터는 자기차량손해 자기부담금 제도가 달라졌다. 자기차량손해 자기부담금이란, 자기 차량 사고 수리 시 손해(수리비 등)의 일부분을 계약자가 부담하는 금액을 말한다. 종전에는 자기차량(자차) 사고의 자기부담금은 정액제여서 차량 손해액에 관계없이 일정 금액만 부담하면 됐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제도가 달라져 자기차량 손해액의 일정비율을 운전자가 선택한 정률제에 따라 부담하게 됐다. 정률제는 20%와 30%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이때 30%를 선택하면 보험료가 다소 싸다. 단 최저부담금은 운전자가 선택한 할증기준금액의 10%이며, 최대부담금은 50만원으로 제한된다.

결국 앞으로는 수리비에 따라 자기부담금이 달라지므로, 자기부담금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고가 나면 반드시 정비업체에서 사전견적을 받은 후 수리를 맡겨 수리비를 줄이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선 유리하다.

◆보험사별 견적 꼼꼼 비교를

보험료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조금이라도 자동차 보험료 부담을 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같은 운전자가 동일한 차종을 운전한다 해도 보험사에 따라 보험료는 각기 달라진다. 보험사들은 모두 다른 자동차 보험 요율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 보험을 선택하기 전 어떤 보험사가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지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손해보험협회(www.knia.or.kr)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보험회사별 자동차 보험료를 비교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