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돈과 權勢

〈제7보〉(141~158)=실리(實利)와 세력(勢力)은 동전의 앞뒷면 같은 것. 대국자 둘은 하나씩 나눠 갖게 마련이다. 세력을 취한 쪽은 초반엔 불리해 보이지만 우월한 배경 속에 상대 양보를 조금씩 끌어내며 균형을 맞춰간다. 적절한 시점에 집(실리)으로 전환하는 '환금성(換金性)'까지 지녔다. 하지만 이런 원리는 바둑판 위에서만 건전성을 인정받는다. 권세를 이용해 부정한 수입을 챙기다 쇠고랑 차는 오리(汚吏)들이 어찌 그리 넘쳐나는지….

흑은 초반 부자(富者)로 출발했지만 대마가 중원 백 세력권에서 시달리다 사경을 헤매고 있다. 141로 참고1도 1에 끊으면 백은 2로 받는다. 6까지 낭패. 145도 궁여지책이다. 공격하던 백이 148로 고삐를 늦춘 것은 공격 재미를 충분히 봤으니 이제는 실리로 전환하겠다는 수. 잡지 않고 계가로 갈 수도 있다는 선언이다.

151은 궁여지책. 참고2도 1이 일감(一感)이지만 4의 절묘한 붙임이 준비돼 있다. 154가 놓이자 백의 은행 잔고(殘高)가 갑자기 크게 불었다. 세력의 환금효과다. 그렇다고 대마가 살아간 것도 아니다. 흑은 '가' 정도면 살아 가겠지만 집으로 안 된다고 보고 155, 157로 옥쇄를 택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