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갈등, 유머로 풀어볼까요"

"웃음으로 봉사하고 싶습니다. 병원 환자들과 노인들께 30~40분씩이라도 유머를 들려주며 즐겁게 해 드리고 싶어요."

김진범(72) 전(前) 한아름종합금융 사장이 유머집 '날더러 또 웃겨달라고?'를 냈다. 2004년 낸 '날더러 웃겨달라고?'에 이은 두 번째 유머집이다. 수년간 여러 책과 인터넷 사이트 등을 뒤져 고른 270개 우스갯소리들을 젊은세대, 골프, 정치, 영어 등 12개 주제별로 분류했다.

서울대 상대와 고려대 석사 출신인 그는 외환은행 상무와 한외종합금융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금융인으로 40년 넘게 활동하며 '금융계 재담가'로 알려졌던 인물이다. 직장 모임에서 상사에 대한 불만 등이 반복되자 화제를 돌릴 효과적 수단으로 유머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객이나 유관기관 사람을 만날 때 아주 유용하죠. 지난번 책은 제가 즐겼던 것들을 모은 것인데 그런대로 인기였어요. 그 덕에 최고경영자과정이나 로타리클럽 같은 데서 강의 요청도 많이 왔고요."

이번 책은 뒷부분에 효과적 유머 전달법도 실었다. '들을 땐 배꼽 잡았는데 막상 전하려니 영 어색하고 반응도 신통찮더라'는 하소연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먼저 웃으면 안 돼요. '재밌는 얘기 해줄게'라며 시작해도 안 되고 너무 세세히 설명해도 안돼요. 기대 수준만 높아져서 오히려 긴장되거든요. 친한 사람들이 재밌어 한 얘기들 중심으로 연습하면 제일 좋죠. 하다 보면 순발력도 늘어요."

그렇지만 인터넷을 열면 널린 게 유머다. 책으로 엮어봐야 힘만 들고 돈만 들지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런데 왜 굳이, 그것도 두 번씩이나 책을 낸 걸까?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선진화되려면 많은 것이 보완돼야 하겠죠. 유머의 생활화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만성화된 각종 갈등과 조급증,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해 법과 질서를 지키지 않는 이기적 병폐가 유머를 통해 줄어들 수 있다고 봐요. 유머의 출발은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려는 배려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