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의궤 반환 두 주역] 자크 랑 의원 "佛 정부 바뀌어도 대여 계속될 것"

"이번 대여는 장기 귀환입니다. (앞으로 나올) 어떤 프랑스 정부도 대여를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한순간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외규장각 도서 귀환의 프랑스 쪽 최대 공로자인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부장관(72·현 하원의원·사진)도 환영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랑 의원은 "이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15년간 일해왔고 한국 국민이 오늘 귀환을 축하하게 된 것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프랑스 문화계에서 최고 원로로 존경받는 랑 의원은 좌파 정치인이지만 우파인 사르코지 대통령의 신망이 두터워 2009년 11월 대북 특사로 지명돼 평양을 다녀오기도 했다. 프랑스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친한파 인사로 미테랑 대통령 시절 문화부장관을 지내면서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적극적으로 도왔고 이번 협상에서도 사르코지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얼마 전에는 모로코에서 소년들과 섹스파티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는 "만약 내가 혼자 결정권을 갖고 있었다면 당연히 영구 반환을 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혼자만의 결정이 아니라 법을 따라야 하고 법을 바꾸는 건 굉장히 길고 긴 절차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용적으로 사고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표면적으로는 5년 갱신 대여라는 형식을 띠지만 실질적으론 장기대여라고 봅니다. 이는 지속적인 귀환의 의미를 지니지요.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역사이자 기록인 의궤가 이제 한국 땅에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