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代 취업률, 1년만에 또 30代 추월

국내 자동차 대기업에서 정비공으로 30여년을 근무한 이모(52)씨는 재작년 5월 퇴직했다. 이씨는 한 달 넘게 집에서 쉰 뒤에 한 중소기업에 재취업했다. 월급은 예전보다 30% 줄었고 일도 많아졌다. 대기업에 있을 땐 관리직이었지만 일손이 달리는 중소기업에선 현장에서 직접 자동차 정비에 나서야 했다. 하지만 이씨는 "모아놓은 돈이 많지 않아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일을 계속해야 했다"고 말했다.

50대가 고용시장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면서 연령별 고용률 순위의 두 번째 자리를 놓고 30대와 경쟁하고 있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에 50대의 고용률은 72.31%, 30대의 고용률은 72.29%로 근소한 차이로 50대가 30대를 추월했다. 통상적으로 고용시장에선 40대의 고용률이 가장 높고 30대와 50대가 그 뒤를 잇는다. 월별 50대 고용률이 30대를 추월한 것은 2009년 10월, 2010년 5월과 6월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50대 취업자는 4월 현재 508만3000명으로 전달(495만8000명)보다 12만5000명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5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연간 고용률 추이를 보면 30대 고용률은 제자리걸음을 하는데, 50대 고용률은 약진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보인다. 30대 고용률은 2000년 72.5%에서 2010년 72.0%로 거의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기간에 50대 고용률은 66.5%에서 70.9%로 높아졌다.

40대에 이어 50대가 고용시장의 주력 계층으로 부상하는 데는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가 50대가 된 영향이 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50대 초반은 베이비붐 세대로 과거 30~40대 때도 고용률이 높았던 세대"라면서 "학력이 높고 일자리가 많았던 베이비붐 세대가 기존의 고용상 지위를 유지한 채 50대가 되면서 고용률이 30대와 맞먹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