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치는 대외 악재… 내수株 타볼까

투자자들의 관심이 온통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에 쏠린 가운데 6월 대외환경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내수주, 내수강국(强國)이 뜨고 있다.

물론 차·화·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사랑은 여전하다. 코스피지수가 6월 들어 처음으로 1% 넘게 오른 14일에도 차·화·정이 속한 운수장비와 화학업종이 일제히 3% 이상 급등했다. 통상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후에는 이전의 주도주가 먼저 오르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6월 들어 7일 연속 하락했었다.

그러나 실제 5월 이후 주가 등락률을 조사해 보면 화려한 차·화·정보다는 내수 관련주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았다. 주도주 교체라고까진 힘들어도 세계 경기 회복 둔화 우려로 증시가 조정받는 동안에 '경기 방어주'인 내수주가 선전을 한 셈이다.

◆증시 혼란한 사이 내수주 틈새 공략

5월 이후 14일까지 국내 증시는 G2(미국·중국)의 경기둔화, 유럽재정위기,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 종료에 따른 유동성 축소 우려 등이 떠오르면서 5.27% 하락했다. 자동차주가 포함된 운수장비와 화학업종도 예외는 아니었다. 각각 4.35%, 4.14% 하락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 음식료·전기가스·유통·섬유의복 업종은 오히려 2~4%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경우 대외 환경이 불안해지자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며 "반면 내수주는 성장성이 다소 부족하지만 높은 안정성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한다.

6월 말 발표될 정부의 내수 부양정책도 내수주들에는 호재가 됐다. 토러스투자증권 곽상현 애널리스트는 "기획재정부가 내수 활성화와 관련해 재정을 투입하는 경기 부양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당분간 원화 강세를 용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수입물가가 비싸지면서 전체적으로 물가가 오르고 이는 내수에 악영향을 끼질 가능성이 크다. 재정을 투입하지 않고 내수를 키우려면 결국은 원화 강세를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 또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원화 강세를 어느 정도 선까지는 용인해줄 것을 시사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내수강국 동남아증시도 선전

이런 '내수주 강세'는 국가 단위로도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다.

주로 수출이 탄탄한 나라보다 내수가 탄탄한 나라 증시가 선전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내수가 강한 동남아시아 증시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미국·중국·유럽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내수 비중이 높다.

실제로 5월 이후 MSCI전세계·선진·신흥지수와 코스피지수가 5월 이후 6~7.5% 하락하는 동안 말레이시아 증시는 0.71% 상승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증시는 각각 1.85%, 3.42% 하락했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낮은 하락폭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세계 4위 규모의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어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생산 가능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다만 대우증권 허재환 애널리스트는 "현재 위험 요소로 꼽히는 대외 악재들이 한두 달 안에 해소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내수주 혹은 내수 강국 투자는 단기적으로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