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부터… 3代째 11명 모두 현역 마쳤다

3대(代)에 걸쳐 일가족 11명이 모두 사병으로 입대해 다 합쳐 313개월(26년1개월)간 복무한 강건배(44)씨 가문이 병무청이 주는 '올해의 병역 명문가'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강씨 가문은 6·25 전쟁에 참전한 1대 고 강재운씨와 2대 아들 4형제, 3대 손자 6명 등 11명 모두가 사병으로 복무했다. 강재운씨는 북한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1954년 국군 포로교환 때 귀환했다. 그는 중부전선 백마고지를 사수하기 위해 포탄을 안고 몸을 날린 '육탄 3용사' 가운데 한 사람인 강승우씨와 사촌형제 간이다. 2대인 고 강광석씨는 1968년 10월 DMZ(비무장지대)에서 작전을 수행하다가 전사했다. 3대 강건후씨는 "군 복무는 인생에서 타인 혹은 국가를 위해 철저하게 봉사하는 유일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경험을 통해 사회인이 돼서도 책임을 다하고 살아가는 기초가 쌓이지 않나 싶다"고 했다. 이어 "후대에까지 병역 명문가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금상인 국무총리 표창은 박진섭씨와 이성호씨 가문이 받는다. 박씨 가문은 1대 고 박재길씨가 6·25 전쟁에 참전했고, 2대 4명과 3대 7명이 모두 현역 복무했다. 이씨 가문은 1대 고 이현창씨에 이어 2대 3명, 3대 5명이 역시 모두 현역으로 복무를 마쳤다. 병무청은 올해 이들을 포함해 총 302가문을 병역 명문가로 선정했으며, 이 가운데 20가문을 최고 명문가로 명명했다. 시상식은 17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다. 올해 시상식에는 처음으로 국무총리가 참석한다.

이날 시상식에선 또 질병으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지만 치료하고 자진 입대한 육군 이기범 상병과 국외영주권자로 입영이 연기됐음에도 조국을 찾은 이광남 병장 등 10명의 현역 병사가 '올해의 모범병사'로 선정돼 병무청장 표창을 받는다.

병역명문가는 1대 할아버지부터 2대 아버지와 아버지의 형제, 3대인 본인과 형제 및 사촌형제까지 모두 군복무를 마친 가문에서 선정된다. 3대 가족 가운데 면제받은 사람이 있거나 공익근무요원 등으로 보충역 복무를 마친 사람이 있으면 대상이 될 수 없다. 또 현역병으로 입대했지만 정상적으로 복무를 마치지 못한 경우에도 선정되지 않는다. 병역명문가는 2004년 이후 지난해까지 총 760가문이 선정됐으며, 올해는 가장 많은 302가문이 선정됐다. 올해는 498가문이 신청했다.